블랙핑크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협업한 'APT.'는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듣고 나면 한 번만 흥얼거리는 사람이 없는 노래. 전 세계 음악 차트의 꼭대기를 향해 한층 한층 쌓아 올라가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기록에 가깝다는 세계적인 팝 스타 브루노 마스와의 컬래버도 화제거리지만 한국어로 전 세계인들이 떼창을 하게 만들었던 '강남 스타일' 다음으로 한국어 제목 '아파트'가 기록을 세우는 듯하다. 현재까지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5주 연속 진입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23일에 걸쳐 열린 2024 MAMA Awards에 모습을 드러낸 로제와 브루노의 무대, 수상 소감, 무대 밖에서의 케미, 패션까지 연일 화제거리다.
MAMA 무대에서는 커플 오버사이즈 수트(oversized suit)를 입고 브루노는 모자를 뒤로 쓰고 (a hat on backwards) 무대를 방방 뛰는 자유분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시상식이 있던 다음날에는, 브루노는 나팔바지(flared pants), 가슴을 드러낸 셔츠(open-chest shirt), 화이트 블레이저(blazer), 오버사이즈 틴티드 선글라스(oversized tinted sunglasses)로 완벽한 오버스러운 레트로 룩을 연출하였다. 무대 밖에서 보여주는 둘만의 캐미가 '아파트'의 인기 몰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
레트로 인스파이어드(Retro inspired)란 ‘레트로에서 영감을 받은'이라는 의미로 1980년대와 1990년대 패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버사이즈 수트는 과거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트릿 패션(street fashion) 중 하나이다. 큰 어깨 패드와 느슨한 재킷 스타일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면서 부동의 패션 유행 룩의 상위 차트를 늘 지키고 있다. 로제의 오버사이즈 수트의 포인트를 주는 fashion statement는 로제는 타이트한 크롭 탑(cropped top)으로 반전의 바이브를 연출했다.
수상룩이었던 '시스루 룩(see-through look)'은 1960년대 말에 등장한 패션 스타일로, 세계 2차 대전 후 베이비 붐으로 인구가 급증한 배경 하에 성장한 청소년들이 패션 트렌드를 이끌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청년 문화가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전통적인 것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짐과 동시에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시스루 룩이 유행하기 시작해 패션이 돌고 돌아 시스루 룩은 여성스러움과 섹시함을 표현하는 패션으로 손꼽힌다.
'오간자(organza)'와 '아플리케(appliqué)' 두 단어로 로제의 드레스를 묘사할 수 있다. 오간자는 얇고 가벼운 반투명 직물을 말한다. 페르시아어 'ارگنج (Organz)'에서 유래했으며, 우르겐치(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도시)란 곳은 과거에 실크 무역의 중심지로 고급 직물이 거래되던 지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아플리케는 프랑스어 appliquer(적용하다, 붙이다)가 영어로 차용되면서 직물 위에 다른 천을 덧대어 붙이는 장식 기법을 말한다. 로제의 드레스는 겹겹이 덮고 있는 블랙 오간자(organza) 드레스로 Gen Z 세대에 어울리는 시스루 드레스였다. 패션도 노래도 돌고 돌아 우리에게 다시 찾아온 2024년 버전의 '아파트'는 브루노의 레트로 감성에 로제의 발랄함이 덧붙여진 아플리케 기법의 노래로 K Pop의 위상을 겹겹이 높게 쌓아 올려 줄 것으로 보인다.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와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 MBA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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