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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베르테르', 25년 롱런⋯여전히 사랑이 그리운 당신에게


3월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무대 위 해바라기가 한가득이다.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뜨거운 열정을 담아낸, 뮤지컬 '베르테르'의 상징적인 오브제다. 곧게 서 있던 해바라기가 우수수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객석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진다.

25년을 지켜온 뮤지컬 '베르테르'(제작 CJ ENM)가 돌아왔다. 2000년 초연 이래 매 시즌 사랑받았던 '베르테르'는 2020년 이후 5년만에 새 시즌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는 베르테르와 롯데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다. 베르테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심경을 편지글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뮤지컬에서는 따뜻하고 해맑은 롯데를 중심으로, 감성적이고 세심한 베르테르와 이성적인 원칙주의자 알베르트의 갈등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여주인을 짝사랑하는 정원사 카인즈의 이야기를 더해 사랑의 다양한 모습과 갈등을 그려낸다.

공연의 시작은 누군가의 장례식이다.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슬픔에 젖은 사람들이 이젤 위에 해바라기를 한송이씩 올려놓는다. 그리고 베르테르와 카인즈가 서로를 바라보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베르테르는 발하임 마을에서 만난 롯데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자석산의 전설' 인형극을 펼치는 롯데의 사랑스러운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롯데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알베르트가 있다. 마음이 무너진 베르테르, 고백은 커녕 괴로움에 허덕이다 말 없이 발하임을 떠난다. 그 사이 롯데와 알베르트는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베르테르는 결국 다시 돌아온다.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잊을 수 없었던 롯데를 다시 찾아온다. 하지만 이어질 수 없는 사랑의 끝은 비극이었다. 다시 돌아온 베르테르는 고뇌와 절망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2025년 뉴캐스트와 함께 새롭게 날아오른다. 무려 7시즌에 걸쳐 출연한 '베르테르의 전설' 엄기준과 함께 가수 양요섭과 멜로망스 김민석이 합류했다.

뮤지컬 첫 도전작 '하데스 타운'으로 '2024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을 거머쥔 김민석은 청춘의 싱그러움과 함께 사랑의 열병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청년 베르테르의 순수함을 그려낸다. 아직은 연기보다는 노래가 익숙한 모습. 하지만 그 어색한 낯선 모습까지도 베르테르의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뮤지컬에서 베르테르가 해바라기라면, 롯데는 금단의 꽃이다. 꽃말은 '다가갈 수 없을 만큼의 최상의 아름다움'이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피어나는 해바라기에 반해, 금단의 꽃은 온습도가 철저하게 관리된 온실 속에서 피어난다.

10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전미도는 '뉴캐스트' 김민석을 품으며 극을 완성도 있게 이끈다. 꾀꼬리같은 음색과 사랑스러움 그자체인 존재감으로 롯데가 왜 '금단의 꽃'인지 몸소 설명한다.

이성적이고 듬직한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트 역은 박재윤이 연기했다. 박재윤은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의 섬뜩한 납치범이자 '진짜 백사언'으로 출연한 바 있다. 뮤지컬에서는 드라마와 정 반대인, 올곧고 강직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반전의 쾌감을 전한다.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 [사진=CJ ENM ]

뮤지컬 '베르테르'의 롱런 비결은 정민선 작곡가의 아름다운 음악, 고선웅 작가의 섬세한 극본, 조광화 연출가의 정교한 해석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여기에 한 폭의 그림 같은 무대 비주얼이 큰 역할을 했다. 온실의 자연광을 닮은 조명, 꽃과 나무로 가득한 무대, 따뜻한 색감의 전구와 현대적 감각의 의상 등은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3월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러닝타임 155분(인터미션 20분). 8세 이상 관람가.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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