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최우식과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김재욱, 고창석, 김희정, 차우민 등이 출연했다. 극중 최우식은 단역 배우에서 평론가가 되는 자타공인 영화광 고겸 역을, 박보영은 영화를 싫어했지만 영화감독이 된 김무비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인물들의 서사와 연기, 음악과 영상미가 기막힌 호흡을 이뤄내며 연일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우식은 최근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두 번째 멜로라 더 욕심이 났고,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무서워서 확인을 못 하고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최우식의 연기 고민, 그리고 '멜로무비'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박보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아래는 최우식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배우 최우식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멜로무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e85b7341cb4ac7.jpg)
◇'그해 우리는', '멜로무비'도 모두 청춘을 다룬다. '멜로무비'가 청춘을 다루는 방식은 어떠하다고 생각하나.
'멜로무비'의 청춘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청춘들끼리 모여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라는 점이 더 포인트인 것 같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다른 사람이 모이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가지각색의 아픔이 있는 상태에서 그게 모여지면 허들처럼 맞기도 하는 식으로. 그게 우리 현실과 더 비슷한 것 같다. 실패를 하고 고꾸라질 때도 있는데 그 때 주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너무 좋았다.
◇최우식에겐 유독 청춘의 얼굴이 있다는 평이 있다.
운이 좋게도 그런 기회가 많았다. 성장물, 이 시대 청춘의 힘든 점에 대해 많이 연기했다. 나로서는 너무 좋다. 값어치 있는 경험이다. 대중에게 공감을 빨리 얻을 수 있는 캐릭터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모두가 아는 지점이라 조심스럽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머리가 아플 때도 있고 재밌기도 하다. 외줄타기 하는 기분이다. 최근에 깨달았는데 내가 아직 필모그래피가 많이 없더라. 청춘으로 더 보여드렸으니 다른 모습 뭘 보여드릴 지 생각하고 있다.
◇청춘의 표상이라는 게 동안 때문이기도 한데, 나이 먹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
최고의 단점이다. 고등학생 역할도 했는데 이제 30대 중반, 마흔 연기도 해야 해서 걱정이 많이 된다. 앞으로 동안 이미지를 어떻게 벗고 남자다운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나 싶다. 운동을 더 해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하나 싶은데, 모르겠다. 실장, 사장 역할을 하면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볼까 싶기도 하다. 매끄럽게 넘어가고 싶은데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력하다 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멋있는 어른으로 보여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남자 배우가 거쳐가는 학원물, 청춘물, 로맨스물, 오피스물 등이 있지 않나. 내가 하나하나 단추를 잘 메꿔야 한다. 요즘에 잘 해야 한다는 걱정이 많다. 내 옷에 맞는 내 것을 찾아야 하니까 숙제가 앞으로 많이 남은 것 같다.
◇고겸과 최우식은 얼마나 비슷한 편인가.
나는 고민을 밖으로 꺼내는 스타일이다. 너무 고민이 많아서 분위기를 다운 시킬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게 내가 터득한 정신 케어 같기도 하다. 주변의 도움을 많이 원하는 편이다. 안 좋게 보면 관종 같겠지만, 채찍과 당근 중 당근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배우 최우식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멜로무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86dead686d6bc.jpg)
◇고겸과 김무비는 어둠과 빛을 함께 품고 있다는 영화의 특성을 담고 있는데.
고겸은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단역 배우로 갔다가 평론가로 성장한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영화는 도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고겸은 살면서 제일 좋아하는 게 영화였다. 그리고 영화보다 더 좋아하게 된 게 김무비다. 난 그걸 포인트로 뒀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걱정, 고민하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보단 심플하게 가져가려고 노력한다.
◇'멜로무비' 고겸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무엇인가.
사람과 사람 관계로 봤을 땐, 지구 끝까지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하게 된 사람을 케어하고 표현하는 방법. 또 성장의 측면에서 본다면, 사람을 통해 트라우마를 이기고 성장해나가는 방법. 가끔은 도움을 받고 얘기를 나누고 함께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 작품의 메시지라 생각한다.
◇고겸의 밝은 에너지를 계속 가져가기 어렵지 않았나.
재밌었다. 마음 놓고 왈가닥 똥강아지처럼 표현하는 캐릭터가 오랜만이었다. '개콘' 아이디어 회의 날처럼 얘기를 나누는게 재밌었다. (극중 수염 만지는 것도 애드리브였나.) 그건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그랬다. 내가 예전에 사극 찍을 때 수염이 너무 안 어울려서 안 붙였었는데, 그래서 처음 붙인 수염이 너무 재밌었다.
◇배우는 평가를 받는 직업인데, 고겸이 맡은 평론가는 그 반대이지 않나. 연기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거인' 때부터 감독님들께 칭찬 받는 것보다 이동진 평론가님이 해주는 말이 더 궁금했다. 칭찬 받고 싶은 선생님께 채점 받는 기분이랄까. 내가 평론가가 돼보니 기분이 묘했다. 평론가 리뷰 하나로 영화의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마음의 무게가 무거운 직업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고겸도 그런 마음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무비에 대한 감정에 좀 더 초점을 뒀다.
◇이상적인 연애관이 있다면?
고겸과 무비같이 서로 힘이 돼주는 연애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친구같이 즐거움을 즐기고 사랑 싸움도 하지만, 머리 아픈 것보다 힘이 되어 주는 연애를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무비와 고겸이 우연히 어디서 만나고 섬에 갇히는 게 판타지 적이긴 하지만, 현실에서 이 일이 벌어진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더라. 그 설렘이 너무 행복할 것 같아 고겸이 부러웠다.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예능 캐릭터 때문에 연기가 가려질까 걱정한 적은 없었나.
작품과 예능을 병행하는 게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너무 행복했다. 갈수록 친구들과 즐길 시간이 부족해 지는데 예능을 통해 휴식을 취한 기분이었다. 이번 '서진이네'에서 너무 촐랑거려서 어머니가 '말을 좀 줄여라'고 하시더라. 내가 그만큼 거기가 편했나 보다. 나도 그들 앞에서 재롱 피우는 걸 보면서 '내가 왜 이랬지?' 했다. 예능 캐릭터 때문에 연기가 가려질까 고민하지 않냐고도 하지만, 그 고민을 이겨버리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못 이기면 어쩔 수 없지만.
◇30대 배우 최우식이 연기와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팝콘 영화처럼 단순하고 쉬운 메시지 주는 것도 좋지만,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 힘들 때 친구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되는 때가 있다는 거다. 한 단어도 엄청난 힘이 된다. 나도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가끔 그걸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아주 힘들었다가 좋아지는 과정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이 과정이 좋고 행복하니까 영향을 더 보여주고 싶다. 밝고 긍정적이고 사람들에게 응원이 되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작품을 해서 내가 성장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 가장 바쁠 것 같다. 작품들의 시기가 다 겹친다. 육체적으로는 가장 힘들지만 가장 많이 성장할 시기 같기도 하다. 바쁘게 지낼 것 같다. 다 끝나면 펑펑 쉴 생각으로 달려가고 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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