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연상호 감독이 "내 모든 작품의 응축판"이라며 '계시록'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한 작품만 봐야 한다면 자신있게 '계시록'을 추천한다는 것. 여기에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의 집요하면서도 날 것의 연기를 칭찬했다. 믿음과 선택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으로, 강렬한 연기로 그려낸 '계시록'이 이번에도 전 세계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18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류준열-신현빈-신민재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0efa2c708448e.jpg)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간 본능에 대한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는 '계시록'은 동명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팽팽한 긴장감 속 인물들의 촘촘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를 다루며 범죄와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를 넘나드는 복합 장르의 매력을 전한다.
늘 새롭고 독보적인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는 연상호 감독과 파격적이고 신선한 소재, 몰입감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자타공인 인정받는 최규석 작가가 다시 한 번 협업했다. 흡입력 높은 연기력으로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류준열과 신현빈, 연상호 감독과 4번째 호흡을 맞추는 신민재의 폭발적 열연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시너지가 인상적이다.
류준열은 신의 계시를 목격한 목사 성민찬 역을 맡았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라 믿는 맹목적인 신념과 광기 어린 얼굴을 가진 캐릭터다. 신현빈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를 연기했다. 과거 범죄 사건으로 동생을 잃고 계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연희는 어둡고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지만,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맞서며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달려 나가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배우 류준열-신현빈-신민재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9a6acb7668ed4.jpg)
이날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에 대해 "여러 계시라고 생각되는 것의 연속이다. 그래서 제목으로 '계시록'으로 택했다"라며 "자기가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들의 파멸과 구원의 이야기다. 그전에 했던 영화와 달리 판타지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또 연상호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원작의 큰 내용을 따라가지만, 원작과는 톤의 차이가 있다. 성민찬이 원작 만화에서는 세속적인 모습으로 시작된다"라며 "류준열 배우가 먼저 제안을 줬다. 세속적인 인물에서 출발하기보다는 이입하기 편하게 평범하고 신실한 입장이면 캐릭터의 아치가 강렬하게 나타날 것 같다고 해줘서 많이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연희도 원작에서 강인한 인물로 묘사가 됐는데, 이연희가 죄의식에 짓눌려서 언제 바스러질지 모르는 불안감이 영화 내내 지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신현빈 배우와 같이했다"라며 "이연희가 예민하고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이미지여야 이 영화의 큰 흐름에서 극적인 요소가 될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이번 '계시록'은 '로마', '그래비티'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거장 알폰소 쿠아론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작품에 참여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제 나이 또래의 감독에게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롱테이크의 대가다"라며 "작품마다 영화적인 발견을 항상 넣는 느낌이라 제 나이 또래의 감독들에게 영향을 많이 준 감독님이다"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배우 류준열-신현빈-신민재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28a9befd489ef.jpg)
또 그는 "감독님이 제작사를 통해서 저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다. 한국어 영화라도 좋다고 하셨다"라며 "'계시록' 아이디어를 생각하던 때다. 그전에 했던 작품이 강한 장르성을 가진 작품인데, '계시록'은 한국적인 면이 많다. 글로벌하게 어필할 수 있나 고민하던 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는 한국적인 소재의 이야기도 글로벌한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했는데,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좋아하고 보편적인 것 같다고 해주셔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라며 "그 이후에도 편집, 여러 버전을 보내면서 소통을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과 처음 작업을 하게 된 류준열은 "감독님의 현장이 유쾌하고 즐겁고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는데, 그 이상으로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연니버스 안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합리적으로, 번뜩이는 순간으로 가득 채워서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상상 그 이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류준열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중에서도 믿음이 중심인데,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다"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내 이야기가 아닐까 공감이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신현빈 역시 류준열과 마찬가지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그는 "감독님이 저희를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믿어주고 열어주셨다"라며 "장르적 재미도 있지만 인물이 마주하는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다르게 나타났다. 흥미로웠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재미와 생각할 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맡았던 배역과는 다른 면이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보니 외형적인 변화도 있었다. 그는 "쇼트커트도 그렇고, 주근깨와 다크서클 등 분장에서 도움을 받았다"라며 "메이크업을 안 해서 감정신에서 피부톤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렇게 안 한 적은 처음이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됐다. 내적인 고민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가려는 정의감의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배우 류준열-신현빈-신민재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cfa7ab607b415.jpg)
'정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새로운 페르소나의 탄생을 예고한 신민재는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전과자 권양래 역을 맡아 압도적 존재감을 선사한다. 그는 "다른 작품에 비해 롤도 커져서 긴장도 됐지만 현장이 재미있고 편안해서 의지를 많이 했다. 휴차에도 나가고 싶을 정도로 현장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불쾌감과 불길함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외형에 신경 썼다. 분장팀과 고민해서 탈모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머리를 밀었다"라며 "또 흉터 같은 것도 보여야 믿어질 것 같아서 외형의 변화를 줬다"라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런 신민재에 대해 "'정이'도 작은 역할로 나왔다. '선산'은 제가 연출한 작품이 아니라 제가 캐스팅을 한 건 아니다. '기생수'도 오토바이 가게 사장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분장팀이 "감독님이 분장실에 들어와서 놀랐다"라고 하더라. 스태프들 사이엔 도플갱어라는 얘기가 돌았다"라고 하면서도 "저는 전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신민재는 "현장에서는 에피소드가 없었는데, 스태프 결혼식에 가서 대화를 나눴는데 "'얼굴' 기대한다"라고 하더라. 저는 안 나왔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니까 닮긴 닮았나 보다 했다. 닮아서 캐스팅된 거 아니냐 하시는데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했다. 세 분이 한 군데에서 만나는 것이 많지 않다. 각자 돌아다니다가 후반부에 만나는데 그 장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어떻게 하이라이트처럼 만들지 고민했는데, 날 것의 연기로 보여주고자 5분 30초 되는 롱테이크로 기획을 했다. 거기에서의 만족감이 있다. 카메라를 돌리고 세 분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게 다이내믹하게 느껴진다"라고 세 배우의 연기를 극찬했다.
특히 류준열에 대해서는 "질문이 진짜 많다. 나중에는 질문을 듣다가 피가 나올 정도 많다"라며 "질문 퀄리티가 좋다. 질문하니까 답을 하는 건데 같이 답을 찾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 과정에서 디렉션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류준열과 첫 작업인데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다. 교회 관련 장면을 촬영 시작하고 3일 만에 다 찍어야 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연기적 아치가 명확하게 서 있더라"라며 "이게 이 정도로 가는 것이 맞나 계속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연기를 채웠을 때 딱 맞더라. 연기에 대해 집요함과 확고함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거듭 칭찬했다.
![배우 류준열-신현빈-신민재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2e2d3bd0cd543.jpg)
또 "신현빈 배우는 항상 안심할 수 있는 연기 톤이다. 이연희는 죄책감 속에 절여져 있는 상태를 연기해야 했다. 그 정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라며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하니 제일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두 배우가 노메이크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모든 메이크업이 신민재 배우에게 다 들어갔다"라고 해 웃음을 더한 연상호 감독은 "신민재 배우에게 다 매달려서 작품을 만들었다"라며 "신민재 배우에게 디렉션을 한 건 많지 않다. 저도 다른 걸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권양래가 저 사람이 범인인가, 아닌가 하는 미묘한 순간을 잘 연기해줬다"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범죄자의 연기 중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준 것 같다"라고 하더니 "저랑 닮아서 그런 건 아니다. 얼굴 톤이 좋더라. 좋아하는 얼굴이다"라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마지막으로 류준열은 "저를 투영해서 촬영했는데 '인간의 믿음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질문을 끊임없이 많이 했다. 순간순간 매일 살아가면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자기가 가진 정보, 믿고 있는 것을 통해서 선택한다. 그래서 믿음과 선택이 곧 자신이라는 느낌이 든다"라며 "성민찬도 자기다운 선택을 한건데, 믿고 싶은 것이 무언지가 핵심이다. 그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작품을 통해 얻게 된 의미를 고백했다.
신현빈은 "여러 가지로 새로운 것이 많았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보는 분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신민재는 "해본 적 없는 역할을 해서 저 개인에게도 도전이다. 시나리오도 재미있어서 제 삶에도, 작품에서도 기대가 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계시록'은 오는 21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