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토록 강렬한 강하늘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스트리밍' 속 강하늘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원톱 주연으로서 극을 장악하고 끌고 가는 동시에 지질함과 섬뜩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흥미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강하늘의 재발견, 그 자체로도 ‘스트리밍’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휴거 1992'와 드라마로 제작된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의 작가인 조장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강하늘이 영화 '스트리밍'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cb002bf659a447.jpg)
우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다. 오직 1위만이 후원금 전부를 독차지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미제 범죄 사건을 분석하며 최고의 인기를 달린다. 하지만 논란에 휘말리며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우상은 어떻게든 1위를 되찾고자 화제의 중심에 있던 '옷자락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추적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기 시작한다. 하나 둘 단서를 쫓으며 연쇄살인범의 실체에 다가가던 중 연쇄살인범이 자신의 방송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방송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스트리밍의 세계를 조명하고 그 안에서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추적한다는 소재는 이제 신선하지 않다. 최근 비슷한 방식의 영화, 드라마가 많이 제작됐고, 대부분이 자극성을 쫓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이를 통한 각성의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 ‘스트리밍’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라이브함을 담아낸 구도와 설정, 중간 삽입된 광고 등 러닝타임 내내 마치 실시간 방송을 보는 것 같은 디테일은 마지막까지 눈 뗄 수 없는 스릴을 안겨준다. ‘스트리밍’ 속에는 명확한 선인은 없다. 모두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움직이고, 이는 상대를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그래서 결말도 통쾌함은 없다. 오히려 ‘이렇게 되는 게 맞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든 고자극 개인 방송 플랫폼 세계의 실상과 민낯에 대해 곱씹게 된다.
![배우 강하늘이 영화 '스트리밍'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804dd276438b10.jpg)
![배우 강하늘이 영화 '스트리밍'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2ff02cbf310ce.jpg)
‘스트리밍’의 가장 큰 힘은 극을 더 몰입감 있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특히 우상 역을 맡은 강하늘은 타고난 감각과 매력으로 구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우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허세 가득하고 건방지기까지 한 우상을 연기하기 위해 자신이 싫어하는 유형을 캐릭터에 덧입혔다. 그리고 스타일에서도 머리를 쓸어 올리는 습관에 용이한 올백 헤어와 문신, 시계 등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며 열정을 불태웠다. 이 덕분에 외형부터 독특한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
연기 역시 놀랍다. 초반엔 허세 가득하면서도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스트리머 같더니 어느 순간 제대로 눈이 돌아 화면을 씹어먹는다. 사건이 거듭될수록 커지는 감정의 진폭을 폭발하는 연기력으로 소화한 강하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신인 배우들을 끌고 가는 힘도 좋다.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 쫄깃해 특별한 시너지를 형성한다. 이제는 원톱 주연으로 강력한 내공을 뽐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입증한 강하늘이다.
3월 21일 개봉. 러닝타임 92분. 청소년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