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선발에서 불펜으로?
케니 로저스(42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선발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전반기를 11승3패로 마치며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팀내 선발 로테이션 유지도 어려울 정도로 추락한 것이다.
2일(한국시간) 현재 로저스의 성적은 11승5패에 방어율 4.63. 후반기 4경기 등판에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했다.
후반기 방어율은 15.2이닝 동안 18자책점으로 무려 10.34. 7월2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는 0.2이닝 동안 무려 7실점으로 무너지더니 1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에서도 5이닝 동안 5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지역언론들도 서서히 들끓기 시작했다. 전반기 팀 마운드를 이끈 공로를 인정하지만 이제는 팀을 위해 새로운 선발 투수를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지역 신문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 칼럼니스트 린 헤닝은 4일자 자신의 문답식 기사에서 “트리플A 채드 더빈을 메이저리그로 올리고 제구력의 귀재 로저스를 왼손타자 상대 전문 구원투수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처럼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회가 왔는데 닷새마다 한 번씩 승리를 기대할 수 없는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며 코칭스태프의 결단을 촉구했다.
로저스의 후반기 몰락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지난해에도 로저스는 전반기를 10승4패 방어율 2.54의 뛰어난 성적으로 마쳤으나 후반기 3승4패를 더하는데 그쳤다.
지난 해의 경우 카메라맨 폭행사건과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실패에 따른 갈등이라는 심리적인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로저스는 디트로이트 마운드의 리더로 인정받았고 소속팀 디트로이트는 메이저리그 최다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갑작스런 부진의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단지 42세라는 그의 나이가 ‘체력’이라는 단서를 말해줄 뿐이다.
올해 많은 전문가들은 피로회복과 시차 극복을 위해 메이저리거들이 소화제처럼 복용하던 암페타민이 올해부터 금지 약물로 지정된 사실을 지적하며 노장 선수들의 후반기 부진을 예언하기도 했다.
만약 로저스가 그런 예언처럼 체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것이라면 그의 남은시즌 회생 가능성은 더울 줄어든다.
게다가 디트로이트에는 곧 또 한 명의 선발 투수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다.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던 왼손 투수 마이크 마로스가 7월31일 시뮬레이션 피칭을 하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복귀 채비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마로스가 복귀할 때까지 로저스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과연 올스타전 선발 투수가 불과 한 달 만에 팀내 불펜 투수로 강등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기자 dio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