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국민외야수'가 된 이진영(27, SK)이 6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을 눈앞에 뒀다.
이진영은 3일 대구 삼성전에서 우익수 겸 선발 3번타자로 출장해 1회 선제 결승 투런포를 날리는 등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창단 후 최다인 11연승을 견인했다. 시즌 5호이자 개인통산 99호 홈런.
2002년 13개 홈런으로 첫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한 이진영은 2003년 17개, 2004년 15개, 2005년 20개, 2006년 11개를 때려냈다.
거포는 아니지만 2002년 3할8리로 타격 부문 8위에 오른 후 3년 연속 이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릴 만큼 타고난 타격 재능을 발휘해왔던 이진영.
이진영은 일본 전지훈련 때부터 습관적으로 배팅시 왼손을 빨리 놓는 단점을 보완해왔다. 그에 따라 몸쪽 공에 대한 약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승을 이어가는 결승 홈런을 쳐서 기쁘다. 일본 전지훈련 때부터 왼손을 놓지 않고 타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야 조금씩 습관이 돼 가는 듯 하다. 왼손을 끝까지 갖고 가다보니 타구에 힘이 더 실리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주전과 비주전을 구분하지 않는 '토털베이스볼'을 주창하는 김성근 감독 지휘 하에 다가 선 기록이라 이진영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줄곧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던 이진영에게 올 시즌은 시련이었다. 선발 출장은 고사하고 상대 투수에 따라 잘하고 있던 경기에서도 번번이 벤치로 물러나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날도 5회 수비시 교체됐다. 시즌 타율이 3할1푼이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진영은 "감독님이 수비 보강 차원에서 젊은 선수로 바꾼 것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근 감독 역시 "타격감이 좋던 양준혁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진영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과시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3할4푼3리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 지난 시즌 2할2푼5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오히려 지난 2003년 3할6푼4리, 2004년 3할3푼3리의 득점권 타율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이날 경기 후 이진영은 "삼성 선발 브라운이 제구력이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실투를 노렸다"며 "홈런으로 연결될 줄은 몰랐는 데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진영은 "항상 경기 전 이만수 코치가 격려를 많이 해줘 재미있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자주 바꾸는 불안한 라인업에 대해서도 "항상 긴장하고 있어 좋은 결과로 연결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이진영은 "그날 선발 라인업에 드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만큼 이제 '국민 외야수'는 잊어달라"고 당부하지만 두자리수 홈런과 우승까지 꿈꾸는 행복한 미소는 감추지 않았다.
조이뉴스24 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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