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정현(25)은 정일우, 백성현이 주연한 신개념 뮤직영화 '굿바이새드니스(Goodbye Sadness)'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뮤직영화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고, 전국 극장에서 시사회까지 개최했다. 구정현의 깊고 애절한 보컬에 정일우의 반항아적인 매력이 잘 조화되면서, 구정현의 데뷔곡인 '오죽했으면'과 '그러니까'를 인기곡 반열에 올렸다.

게다가 장동건, 현빈이 소속된 스타엠 엔터테인먼트에서 발굴한 가수라는 점에서 '벼락스타'가 아닌가하는 시선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구정현이 가수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그리 녹록치 않다.
◆가수가 되고 싶어100만원 들고 부산에서 서울로
군에서 갓 제대한 구정현은 지난 2004년 1월1일 100만원을 들고 고향인 부산에서 상경했다.
"2003년 12월31일에 큰 꿈을 갖고 서울에 왔죠. 경상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이었는데, 처음에는 배우가 더 하고싶었는데, 각종 노래자랑대회에서 상을 타면서 무대의 마력을 느꼈죠. 가수로 꿈을 확정하자마자, 서울로 가야겠다고 결정했어요."
영화 '신라의 달밤', '나도야간다' '잠복근무' 드라마 '작은아씨들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정작 재미를 느낀건 쇼핑몰과 행사장에서 여는 각종 경연대회였다. 재능이 있었는지 김치냉장고, 전기밥통, 도서상품권 등 여러 상품을 휩쓸었다. 무대에서 노래를 멋지게 마쳤을때의 쾌감과 객석의 환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었다고.
더 넓은 무대인 서울에서 가수의 꿈을 이루겠다고 올라와서는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단 생활고부터 해결하고 가수 훈련을 받자고 생각했던 구정현은 그야말로 안해본 것이 없다.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한게 제일 많죠. 임금이 높으니까요. 어느날은 곡괭이로 땅을 파야하는 일을 맡았는데, 중개사무소에서 곡괭이를 가지고 공사장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된거예요. 그 큰 곡괭이를 들고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한 시선으로 보던지…. 바에서 서빙도 했고, 각종 드라마에서 단역으로도 출연했고요. 신천에서는 악세서리 노점상도 한 적 있어요. 서울올 때 들고왔던 100만원도 물탱크 청소해서 번거고요."

열심히 일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성이 감천한 것일까. 바에서 서빙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지금 가수로 데뷔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말을 배우려고 바에서 바텐더로 일했는데 김건모 선배가 그 곳 단골이셨어요. 한창 최고셨을땐데 저를 예쁘게 보셨는지, 다른 동료말고 꼭 저만 찾으셨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있는 가수되고파
그렇게 인연이 닿아 김건모와 당시 소속사 관계자들과 노래방을 가게됐고, 거기서 오디션아닌 오디션을 보게된 것. 당장은 스카웃제의가 오지는 않았지만 그때 구정현을 눈여겨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1년 후 연락을 해서 데뷔하게됐다.
"당시는 모아둔 돈을 사기당하고 어려웠는데, 김건모 선배께서 많이 위로해주셨어요. 또 열심히해서 훌륭한 가수가 되라고도 말씀해 주셨는데 큰 힘이 됐죠."
대선배 가수가, 그것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가 아직 데뷔도 못한 가수 지망생에게 한 조언은 큰 원동력이 됐다. 구정현은 "가수가 되고는 아직 뵙지 못했지만 마음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 데뷔한 구정현은 "오래동안 꿈꿔왔던 일이라 빨리 많이 가고싶다"고 털어놨다. 팬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는 라디오, 방송 등을 가리지 않고 달려갈 생각이다.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갈길도 멀죠. R&B도 본격적으로 배워보고싶고, 드럼,피아노, 기타도 제대로 익혀서 나중에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잡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영상으로 주목받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인정받을 겁니다. "
조이뉴스24 /박은경기자 imit@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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