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태정태세 문단세 예성연중 인명선' 으로 시작되는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제위 순서를 한 번쯤 외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국사시험시간에 단골로 출제되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최근 SBS '왕과 나'를 비롯해 MBC '이산'과 KBS '사육신'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 연이어 안방극장에 방영되면서 조선시대에 임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MBC의 '이산'은 조선 21대 임금 정조의 본명인 이산을 드라마 제목으로 내세우면서 조선시대 왕들의 본명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조선시대 역대 임금 가운데 이름이 가장 널리 알려진 왕은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이다. 하지만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이나 정조 이산의 할아버지인 영조의 본명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세종대왕의 본명은 외자인 '도'다. 아들인 사도세자 대신 손자에게 왕위를 물려준 20대 임금 영조의 본명은 '금'이다. 이처럼 조선시대 27대 왕들의 이름 중 외자를 쓴 임금은 스물 한 명이고 나머지 여섯 임금만이 원범(철종), 명복(고종) 등 두자 이름을 썼다.
SBS '왕과 나'에서 환관 김처선과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윤소화와 연적관계에 놓이게 되는 조선 9대 임금 성종의 본명은 '혈'이며 폐비 윤씨의 아들로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의 본명은 '융'이다.
조선시대 왕들은 살아생전 자신이 세종으로 불릴지 단종으로 불릴지 알지 못했다. 세종이란 칭호는 세종이 죽고 왕위를 계승한 문종이 세종 승하 한 달 후에 종묘에 선왕 신주를 모시며 세종이란 묘호를 정한 것에서 비롯됐다.
결국 국사시간에 외웠던 '태정태세 문단세'의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이름은 왕들이 죽은 뒤에 정해진 것이다.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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