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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기’가 새롭게 쓴 드라마 역사


[데스크칼럼]

배용준의 ‘태왕사신기’가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기념비적인 기록을 속속 추가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로선 반가운 일이다.

태왕사신기는 우선 초대형 드라마의 길을 텄다.

태왕사신기(이하 태사기)는 24부에 총 43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회당 20억원에 육박한다. 기존 한국 드라마가 회당 2억 원 정도 들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돈 값을 하는지는 차후 문제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돈 값을 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측되기는 하지만….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로부터 그만한 금액을 출연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투자자들이 눈 먼 사람이 아니라면, 기획 단계부터 면밀히 검토했을 게 분명하고, 심지어 여러 가지 트집을 잡았거나, 투자배수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속내야 어찌됐건 ‘태사기’는 국내 드라마 역사상 상상을 초월한 펀딩에 성공했고, 그것은 한국 드라마 발전의 새 기원이다.

‘태사기’의 공로는 ‘작품성 논란’에 심하게 휘말렸던 영화 ‘디워’와 심형래 감독이 일구어낸 성과에 못지않은 일이다. 작품성 논란엔 충분히 이유가 있지만, 그것이 심형래 감독과 ‘디워’의 역할을 통째로 부정할 순 없다. 작품성과 상업성은 어떤 경우엔 완전히 분리해서 평가할 수도 있어야만 한다.

더구나 ‘태사기’의 경우 작품성도 별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사극의 명장 김재형 PD가 “‘태왕사신기’ 잘 만들었습니다. 컴퓨터그래픽(CG)이 참 잘됐어요. 투자만큼 효과 났지요”라고 평가한 것만 봐도 그렇다.

‘태사기’의 기념비적인 기록은 무엇보다 일본 전역에서 극장 상영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드라마는 물론이고 세계 어떤 드라마 역사를 뒤져봐도 보기 드문 일이다. 세계 TV 드라마 역사에 기록될 일이다.

‘태사기’가 이러한 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배용준이 ‘욘사마’란 이름으로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덕분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어 보인다. 그보다 더 핵심적인 이유는 ‘태사기’가 막대한 펀딩을 받는 것 못지않게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애초부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터인데도 디지털 TV와 극장에 모두 적용될 형태로 제작한 점이 그렇다. 이미 극장 배급 문제와 펀딩 문제를 치밀하게 계산해놓고 일을 시작하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중간에 태왕사신기의 방송 일정이 여러 차례 지연됐고, 그것 때문에 국내 방송사인 MBC의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들이 질타하기도 했지만, ‘태사기’로선 기념비적인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진통이었던 것이다.

‘태사기’는, ‘원 소스 멀티유즈’라는, 문화 콘텐츠 산업이 나아갈 길을 모범적이고 실천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렇더라도 ‘태사기’ 역시 ‘옥의 티’는 있을 것이다.

첫 회 배용준이 보인 다소 어색한 연기나, 문소리에 대한 미스캐스팅 논란, 대본의 변경을 통한 역사왜곡 논란 등. 그런데 사실 이러한 논란은 어떤 드라마도 피해가기 쉽지 않은 의례적인 따지기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한 비판은 충분히 의미 있지만, 한국 드라마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는 ‘태사기’에 결정적인 흠을 낼 수는 없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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