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자 제작사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중견 제작사 싸이더스FNH, 투자 수입업체 케이디미디어 등 충무로의 중견 업체들이 잇따라 배급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한국영화 대표 제작사 싸이더스FNH(차승재, 김미희 공동대표)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작품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배급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영화 '식객'으로 본격적인 영화사업에 착수한 예당엔터인먼트(대표 양희중)는 빠른 시일 내에 배급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04년부터 홈비디오와 DVD를 제작, 유통해온 중견 영화 투자 수입사인 케이디미디어(대표 신호인)도 12월 외화 '헤어 스프레이(Hairspra)'로 첫 자체 배급을 실시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영화 배급업체 수는 412개(11월 6일 기준)에 이른다. 여기에 외국 직배사인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 UPI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등의 업체와 CJ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등의 투자사로 분류된 10여개 업체까지 영화 배급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만 달러 규모의 소규모 영화를 수입 배급하는 군소영화사와 대형 블록버스터를 수입 배급하는 메이저 영화사 등 군웅할거의 배급시장에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신규 업체가 각각 어떤 전략으로 치열한 충무로 배급 전쟁에서 살아남을지 살펴봤다.
싸이더스FNH, 자체 라인업으로 안정적 수급

한국영화 제작사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한 싸이더스FNH는 탄탄한 자체 라인업을 통해 안정적인 작품 수급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번 배급 사업 런칭을 위해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합리적인 규모로 순조롭게 스타트할 계획이다.
자체 라인업을 보유한 싸이더스FNH는 자체 브랜드 작품만으로도 1년 배급작을 꾸릴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공동 제작, 투자작까지 망라해 한해 10여편을 상회하는 한국영화를 배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광식이 동생 광태'로 배급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배급업을 중단한 MK픽처스의 제작영화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싸이더스FNH에서 배급을 진행할 계획이다. 싸이더스FNH가 첫 배급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드라마 '환상의 커플'로 인기 상종가를 기록한 한예슬의 스크린 주연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연말 성수기인 12월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싸이더스FNH가 앞으로 배급할 작품은 자체 제작 완료됐거나 착수한 '라듸오 데이즈'(2008년 1월 31일 개봉), '트럭', '킬 미', '1724 기방난동사건' 등 다섯 편에 이른다. 이외에도 하반기 라인업으로 '타짜 2',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의 대작이 포진하고 있어 한국영화 배급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싸이더스FNH 배급팀 최문희 팀장은 "자체 라인업의 배급과 함께 배급 대행도 계획하고 있어 1년 동안 10편에서 15편의 영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첫 작품인 '용의주도 미스신'의 배급 규모는 약 250개에서 300개의 프린트를 배포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겨울 성수기인 12월의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라며 신중한 답을 내놨다.
케이디미디어, 외화 배급의 중간 틈새 공략

한국영화 흥행작 '태극기 휘날리며'와 '괴물' 등의 VHS와 DVD를 제작, 유통하고 외화 '한니발 라이징' 등을 수입한 바 있는 영화 투자 수입사 케이디미디어는 우선 외화로 배급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오는 9일 전국 극장주들을 대상으로 배급 사업 런칭 행사를 가지고 12월 6일 외화 '헤어 스프레이'로 본격적인 배급 사업을 실시한다. 존 트라볼타의 여장 연기로 화제가 된 '헤어 스프레이'는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10월 미국에서 개봉해 1억2천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지난 2004년부터 홈비디오 사업과 영화 투자업을 병행해 온 케이디미디어는 수입업과 홈비디오의 안정적인 라인업 확보를 위해 배급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디미디어 이화배 팀장은 "일명 블록버스터 등 빅 사이즈 영화와 1~2만 달러의 작은 영화가 주를 이루는 외화 배급업에서 중간 규모의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며 "와이드 릴리즈보다는 틈새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중급 영화를 규모에 맞게 배급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 한국영화의 배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월 6일 배급 런칭작 '헤어 스프레이' 이후 케이디미디어는 내년 1월 조시 하트넷 주연의흡혈귀 영화 '30 데이즈 오브 나이트(30 Days Of Night)'와 토미 리 존스와 수잔 서랜든, 샤를리즈 테론이 출연한 '엘라의 계곡(In the Valley of Elah)'을 2월에 배급할 계획이다.
예당, 내년 1월 첫 배급

싸이더스FNH와 케이디미디어에 이어 영화 투자 제작사 예당엔터테인먼트도 배급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영화 수입 투자 배급사인 쇼이스트를 인수한 예당은 '식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 사업에 착수한 바 있다. 쇼이스트의 기존 배급망을 활용할 계획인 예당은 첫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아더와 미니모이'를 내놓을 예정이다.
뤽 베송 감독이 장장 5년의 기획기간과 제작기간을 거쳐 탄생시킨 '아더와 미니모이'는 판타지 어드벤처 시리즈로 200명의 제작팀이 참여한 거대 프로젝트. 톱스타 마돈나, 스눕 독, 데이빗 보위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애초 올 연말 개봉 예정이던 '아더와 미니모이'를 자체 배급을 통해 내년 1월 선보일 예당은 향후 한국영화 투자, 제작 작품으로 배급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당의 정상훈 본부장은 "배급파워를 갖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큰 규모의 작품을 통해 점차 배급력을 키워가겠다"며 "자체 배급과 배급 대행을 효과적으로 분배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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