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극본 유동윤, 연출 김재형 손재성)에서 양상약 역을 맡고 있는 김명수가 극중 만가를 부른 뒤 "촬영 중 가장 공들인 장면"이라고 털어놔 관심을 끈다.
3일 방송될 이 장면은 처선(오만석 분)이 꽃내시들, 소환내시들과 함께 일으킨 내시부의 개혁 와중에 세상을 뜬 소환내시의 상여를 내시부로 들이려다 한수(안재모 분) 무리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양상약이 홀연히 나타나 만가(輓歌)를 부르는 내용.
김명수가 연기하는 종3품 내시부 의관(醫官)인 양상약 양성윤은 내시부 수장인 판내시부사 조치겸의 내시 동기이며, 더구나 초반 선왕인 예종의 독살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중요한 인물. 극 중간 중간에도 올곧은 소리를 해왔고, 최근에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노내시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추태를 부리지 말라"고 따끔한 충고를 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에 시청자들에게도 '승리의 양상약'이라는 별명과 더불어 '이유없이 등장하지 않는 정말 꼭 필요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공개된 뒤 회자가 되고 있는 '인생만사 일장춘몽 북망산천 멀다마오'를 부르며 등장한 김명수는 편이 갈린 내시들을 향해 "내시는 출신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늘 아래 귀하디 귀한 인연으로 맺어진 인생이거늘 어찌하여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냐"며 꾸짖고는 이어 상여를 만지며 '울지 마라 울지 마라 아가 아가 울지 마라'로 시작하는 만가를 부르면서 흐느낀다.
이 장면은 지난 11월 30일 경기도 수원 화성행궁에서 오전 9시부터 촬영되었다. 이번 만가 장면를 위해 김명수는 촬영 전날 남사당패의 꼭두쇠로부터 직접 사사했고, 이도 모자라 그의 육성을 녹음한 뒤 집으로 돌아가 새벽녘까지 가락과 움직임을 세세하게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날이 밝은 뒤 촬영현장에 나타난 김명수는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채 몇 번이고 만가를 흥얼거리며 꼼꼼히 리허설을 마쳤다. 제작진은 그의 춤사위와 어울린 노래, 눈물 흘리는 모습을 더욱 처절하게 담기 위해 지미짚을 활용해 촬영에 들어갔다.
양상약의 만가 장면 촬영은 무려 3시간 이상 걸쳐 진행되고서야 'OK' 사인을 받았다. 촬영 직후 김명수는 "양성윤이 죽은 소환을 위해 만가를 부른 이유는 선왕독살에 대해 자신이 입을 다물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의 연장선상이라 누구보다 자책감이 앞선 감정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이다"며 "이 장면은 내가 이제까지 '왕과 나'에 출연하는 동안 가장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는데, 혹시나 아쉽게 나올까봐 촬영 직후에도 제작진에게 내 모습이 극에 잘 표현됐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3일 '왕과 나'는 양상약의 만가 장면과 더불어 내시부의 개혁을 지지하는 성종, 반면 패배한 정한수의 도피 장면 등이 공개되면서 한층 더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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