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의 아픔도 화려한 뒤차기˙앞차기˙옆차기로 모두 날려버린 손태진. 그는 전광석화와 같은 '금빛 발차기'로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손태진(20, 삼성에스원)은 2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마크 로페즈(26, 미국)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대회 전 목표로 했던 10개의 금메달을 꽉 채우는 소중한 '금빛 발차기'였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맹공을 퍼붓기 시작한 손태진은 돌려차기로 로페즈의 몸통을 정확하게 가격, 선취득점을 올렸다. 경기의 주도권은 손태진이 잡아나가는 듯 했지만 태권도 명문 로페즈 가문의 뒷심은 남달랐다. 서로 포인트를 주거니 받거니 해 손태진이 1포인트를 리드했지만 2회전서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인해 경고 두 개가 누적, 1점이 감점되면서 1-1 동점인 상황이 연출됐다.
마지막 3회전에서도 둘은 치열한 공방을 전개, 각각 돌려차기와 날려차기로 포인트를 주고받아 2-2 동점에서 경기는 막바지로 흘렀다. 경고가 하나 있는 손태진이 불리한 상황.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가 했던 종료 2초를 남기고 손태진은 최후의 반격에 나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앞차기 공격으로 '금메달 포인트'를 작렬시켰다. 3-2로 스코어가 바뀌면서 경기는 종료, 손태진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손태진은 앞선 16강전에서 2007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데니스 베커스(네덜란드)에게 역전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3라운드 초반 발을 접질리면서 고통을 호소해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손태진은 부상으로 인한 사소한 고통 따위는 아랑곳않고 8강전부터 결승까지 투혼의 발차기를 거듭하며 마침내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베이징올림픽에 모두 4개 체급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출전 첫날 남녀 2개 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이어나갔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사진=베이징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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