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 왕건의 손녀 천추태후가 1천년만에 재해석 된다.
정사와 야사 속에 '요부'로 등장했던 천추태후(헌정왕후)는 오는 11월 방송예정인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시대의 정치가이자 여걸로 다시 태어난다.
태조 왕건의 손녀이자 고려 5대왕 경종의 비, 7대왕 목종의 어머니였던 천추태후. 그녀는 경종이 죽고 정부였던 김치양과 간통해 아들을 낳았고, 그를 왕세자로 책봉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 목종을 살해하려 했던 인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조선 초기 사학자들에 의해 천하의 '요부'로까지 묘사됐던 그녀는 1천년만에 여걸로 재탄생된다.
드라마에서는 천추태후의 개인사와 함께 자신의 안위 보다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거란의 침략에 맞서 싸웠던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조명한다. 특히 고려 초기 경종과 성종, 목종, 그리고 현종에 이르기까지 네명의 왕을 이끌었던 정치가로 그녀를 묘사한다.
또한 당시 근친혼의 영향을 받아 이들 네명의 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정부 김치양과의 추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고려 초기 대(大)고려의 이상을 품고 타고난 정치력으로 네명의 왕을 이끌었던 그녀의 또다른 모습을 집중 조명한다.
결국 강조 정변(1009년)의 여파로 정부 김치양은 죽고, 자신은 섬으로 유배됐다가 황주(黃州)에서 여생을 보내지만, 전쟁과 정쟁의 소용돌이를 온몸으로 돌파한 그녀의 희생으로 현종 이후 200년의 평화시대를 맞게 된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전한다.
안으로는 명장 강감찬과 외교의 달인 서희 등과 손잡고 신라계를 견제하며, 거란의 침략을 세 차례에 걸쳐 막아낸 전략가이자 여걸로 그릴 예정이다.
'천추태후' 제작진은 태후의 파란만장한 삶과 함께 그녀가 가졌던 높은 이상과 야망에 주목, 그녀가 살았던 격렬한 시대의 대립과 화합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우리의 삶에 거울이 되고자 했다.
또 사극에서 항상 피동적으로만 조재했던 여성상을 탈피해 진취적인 여성상을 구현할 예정이다. 당시 태후와 성종, 목종, 현종, 그리고 서희의 탁월한 북방 외교술을 밀도있게 묘사, 현실 정치와도 대비를 이룰 계획이다.
'천추태후' 신창석 PD는 "천추태후는 잔다르크 같은 인물"이라며 "호방한 성격의 태후는 고려의 자주성을 위해 황제 국가로 선포하고 거란과의 세차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천추태후 역의 채시라도 "태후는 역사적으로 '요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며 나라를 위해 아들마저 잃어야 했던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며 "남성의 기개를 가진 여성으로 지금까지 사극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여성상을 구현한다는데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천추태후'는 오는 11월 22일 첫방송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이승호기자 jayoo20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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