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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심포니' 공연, 차가운 공기도 데우는 열정의 무대


계절의 변화 속에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도 음악 팬들의 열정을 식게 하지는 못했다.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클래식의 거장 톨가 카쉬프(Tolga Kashif)와 함께 그만의 새로움이 반영된 기념비적인 공연을 펼쳐보였다.

27일 오후 8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3만여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가 바로 그것.

4년 7개월 만에 8집 첫 싱글앨범으로 화려한 컴백을 알린 서태지는 이날 세계적인 명성의 클래식 거장 톨가 카쉬프와 함께 하는 초대형 오케스트라 협연을 통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과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서태지는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의 개최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문적인 지식은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즐겨 들었다"며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협연을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고, 팬이었던 카쉬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꿈을 이뤄 행복하다"고 밝힌 바 있다.

톨가 카쉬프는 런던 필하모닉,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록 그룹 퀸의 음악을 교향곡 '더 퀸 심포니(The Queen Symphony)'로 재탄생시키는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클래식을 융합하는 클래식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이날 열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는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협연을 가졌다는 점과 오케스트라 공연으로는 최초로 그라운드 석을 스탠딩으로 구성해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서태지만의 최초 무대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톨가 카쉬프가 유명 객원 연주자들을 추가 초빙해 구성한 서태지만을 위한 '서태지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이날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며 기존의 서태지 음악과는 또 다른 감흥을 전해줬다.

공연 관계자는 공연에 앞서 "'문화대통령' 서태지만의 명성에 걸맞게 4만석의 관객 규모를 고려한 최적의 사운드를 갖춘 완성도 높은 음향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감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지금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유일무이한 환상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공연은 오케스트라가 뿜어내는 웅장함과 전자사운드의 강렬함이 한데 어우러져 관객들의 심장을 울리는 전율적인 감동을 선사했다.

첫 곡을 부른 서태지는 "왜 이렇게 떠들어요. 심포니 공연이야"라는 재치 있는 말로 자신의 무대를 찾아 준 관객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여러분 다 티켓 사고 왔죠?"라고 물은 뒤 "여러분은 돈을 지불하고 여기에 와 있고, 우리는 그 대가로 여기 무대에 서 있다. 우리는 무슨 이유로, 나는 무엇 때문에, 내 음악을, 내 영혼을 팔기 위해 마주보고 서 있을까요"라는 물음을 던진 채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이 중반을 넘어 서태지가 '2008 시대유감 심포니'를 외치자 관중석을 메운 관객들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이어 '교실 이데아'와 '컴백홈', 앙코르 곡으로 '난 알아요'가 흘러나오자 공연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그는 '교실 이데아'를 부르기 전 "그 때(교실 이데아가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한국의 교육환경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엉망이다"며 "여러분들이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객석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컴백홈'을 부를 때는 "사춘기 때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은 가출을 자꾸 하게 했다. 그 때 많은 경험을 했다"며 "여기 저의 부모님도 오셨다. 오늘 오신 부모님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모두 한국의 대중 음악을 사랑하고 이끌고 갈 여러분들"이라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서태지의 이날 공연은 카쉬프의 말처럼 크로스오버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영역을 활용한 서태지의 음악을 확장, 전혀 다른 버전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대중들에게 한발 짝 더 다가간 그의 음악이 아직은 대중과 친숙하지 못한 클래식과 융합해 대중성을 찾은 듯 이날 관객들은 공연 내내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쉬움에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조이뉴스24 김명은기자 dra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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