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문근영과 애정신, 부끄럽고 귀가 훅훅거렸다"(인터뷰)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박신양과 문근영, 두 톱스타의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녹록치 않은 연기로 두 톱스타 못지 않게 눈길을 끌고 있는 배우가 있다. 신예 문채원이 그 주인공이다. 문채원은 최근 안방극장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를 앞둔 그 시각. 문채원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었다. 전일 방영된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과 애틋한 이별신이 있었던 까닭이다.

극중 정향이 눈물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실로 대담하다. 여성인 신윤복을 사랑하는 그녀의 연기는 위험해보이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다.

사실 문채원이 연기하는 정향은 연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신인이 소화하기에 쉽지 않은 캐릭터다. 요염하면서도 단아한 매력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 남자이면서도 여자인, 비밀스런 신윤복을 사랑해야 하는 탓에 섬세한 감정 연기는 필수다. 복잡미묘한 정향 캐릭터. 그래서 문채원은 정향에게 더 애착이 가고 연민을 느낀다.

"정향이는 기생이긴 하지만 함부로 몸을 팔거나 하는 인물은 아니잖아요. 예술인으로서 삶을 살고 있고 절개도 있어요. 그런 정향에 자부심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어요."

극중 문채원은 몇 번의 노출신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로티시즘 코드가 살짝 살짝 엿보이는 드라마의 중심에는 문채원이 있다.

"사실 노출신을 아직 찍어본 적이 없어서 부담감이 있었죠. 그래도 상대가 남자 배우였으면 촬영하기 전에 긴장이 더할 텐데 '여자니깐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부담을 줄여나갔어요.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서는 문근영이 남자로 느껴지더라고요. 정향에게 몰입하다보니 나를 만지거나 어깨를 쓰다듬으면 근영이가 진짜 여자인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괜히 부끄럽고 귀가 훅훅 거리더라고요."

'문근영의 여인'이라 불리고 있는 문채원은 이제 그 수식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문근영과의 호흡도 점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문근영의 여인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문근영과의 연기 호흡도 점점 잘 맞는 것 같고 좀 더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해요. 무엇보다 극의 전개가 빨라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문채원은 앞으로 전개될 '바람의 화원'에서 가슴 아픈 사랑을 예고하고 있다. 정향이 김조년의 품으로 억지로 팔려 들어가게 되는 것. 연기자로서도, '바람의 화원' 시청자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고.

"정향이 김조년에게 팔려가는 신을 찍으면서 안타까웠어요. 벌써 헤어지다니...윤복이와 정향이 사이에 시간보다는 상황이 빨리 흐른 것 같아요. 윤복이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더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죠. 기생이라서 윤복이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길이라곤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것 밖에 없었잖아요."

정향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문채원에게 '바람의 화원'은 소중한 작품이다. 그는 '바람의 화원'이 좋은 캐릭터와 장태유 감독과 배우, 세 박자가 딱 맞아떨어진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장태유 감독과의 작업은 기대 이상이다.

"사실 그리 많은 감독들과 작업해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감독님은 진짜 디테일한 면과 섬세한 면이 상위 3%에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디션 때부터 연기자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내 안에서 많이 끄집어내서 도움을 주시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촬영 들어가니깐 정말 꼼꼼하더라구요."

미대생으로 한 때 화가를 꿈꾸던 그녀는 이제 연기자의 꿈을 한껏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SBS 성장드라마 '달려라 고등어'와 영화 '울학교 이티'에 이어 '바람의 화원'으로 세 번째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캐스팅 운이 좋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내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기보다는 연기자라는 것이 단지 보이기 위한 것 말고도 많은 것이 있잖아요. 연기자는 굉장히 노골적인 직업이고 노골적인 오디션을 보고 또 그것들을 통해 얼마만큼 부족하다고 느껴왔어요. 글쎄 좋은 감독, 좋은 배우들을 만난 것은 기쁨이고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네요."

'바람의 화원'을 통해 연기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문채원. 남은 방영분에서 시청자들에게 정향에 대한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문채원이라는 연기자를 '바람의 화원' 정향이로 꼭 기억해 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단지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정향의 사랑이 위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좋은 느낌으로, 예쁜 그림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은 기간 열심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