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지난 5월 8일에 개봉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이 위력을 뽐내고 있을 때 굳이 개봉한 이유는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의 날과 어버이의 날 및 스승의 날이 연이어 있는 5월에 안성맞춤인 영화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착하고 교육적이고 무공해 가족영화라는 자신감(?)이 <서울이 보이냐>에는 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과는 별개로 영화는 만들어진지 2년여 만에 개봉하는 곡절이 있었다.
덕분에 주인공 유승호는 영화에서보다 멀쑥하게 큰 모습으로 언론시사회에 나타나 "저 때보다는 많이 큰 것 같다"는 멋쩍은 인사를 해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 촬영한 영화를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되어 봐야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어른 길수(이창훈 분)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길수(이창훈 분)는 방학 기간 학생들과 신도라는 섬으로 수학여행을 가려는 꿈에 부푼다. 하지만 학교보다 학원 시간표가 중요한 학부모들은 길수의 제안에 하나같이 반대한다. 방학은 노는 기간이 아니라 자식들이 공부할 시간이라는 것. 결국 길수는 자신의 고향인 신도를 향해 혼자 쓸쓸하게 수학여행을 떠난다.
시간은 1976년으로 건너 뛰어 전교생이 12명뿐인 신도분교의 모습을 비춘다. 주인공인 어린 길수(유승호 분)는 돈을 벌러 서울로 떠난 엄마대신 술주정뱅이 아빠와 동생을 돌보며 살고 있다. 엄마가 떠난 뒤 길수가 의지하게 된 사람은 신도분교의 처녀선생님은 은영(오수아 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은영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구김살 없이 자라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서울을 처음 구경해보게 된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길수와 영미는 길을 잃어 일행들과 헤어지게 된다.
영화는 분명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요즘 영화라기보다 80년대 영화처럼 느릿한 템포와 전형적인 대사 및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교권이 땅에 떨어진 현재 선생님의 따뜻한 권위가 통했던 이전 시절에 대한 향수도 엿보인다. 신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길을 끌지만 영화라기보다 TV 드라마 같은 느낌을 준다. 딱히 영화로서 장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서울이 보이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이다.
영화를 만든 송동용 감독은 언론시사회 당시 "처음 영화의 제목은 <우리 선생님>이었다"며 "<우리 선생님>보다 <서울이 보이냐>가 관객 동원하는데 더 유리할 듯해서 영화사에서 바꿨다"고 솔직히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한 장으로 출시된 DVD에는 그 어떤 부가영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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