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표(63)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이 '변화'를 부르짖으며 제51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허 이사장은 1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1백여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 축구 변화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16년 동안 회장직을 이어온 정몽준 회장 중심의 축구협회에 변화를 가장 먼저 주창하고 나선 허 이사장은 △유·청소년팀 3천 팀, 등록선수 10만명 육성 △축구행정 지역 분권화 추진 △지도자 처우 개선 △우수지도자 및 월드스타 육성 프로젝트 △유·청소년 선수를 위한 드림 스타디움 건립 등 총 다섯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허 이사장은 이어 "대한축구협회가 가진 막강 권한을 지역 축구협회로 이양해야 한다"라며 작은 축구협회가 돼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 이사장의 한 지지자는 "개혁 의지가 막강한 허 이사장이 반드시 축구협회 수장이 돼야 한다. 두 갈래로 갈린 축구계를 통합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보성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신탁은행 축구단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허 이사장은 1973년 국내 최초로 잉글랜드 축구협회 코치 자격증을 얻기도 했다.
1980~1989년 축구협회 국제담당 이사를 거쳐 1991~1992년 국제담당 부회장 겸 상비군 관리위원장(현 기술위원장)을 지냈다. 1997년 48대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섰던 허 이사장은 25표 중 2표를 얻는 데 그쳐 현 정몽준 회장에 패한 바 있다. 2004년부터는 축구연구소를 설립하고 2005년 북한대표팀에 축구 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출마 예상자 중 한 명인 허 이사장의 공식 출마 선언으로 나머지 후보들도 곧 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 활동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14일에는 강성종(43) 경기도 축구협회 회장 겸 민주당 의원이, 15일에는 조중연(63) 현 축구협회 부회장이 각각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이사장과 조 부회장 사이에서 열세로 평가받는 강 의원은 얼굴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보다는 다음 회장 선거를 염두에 뒀다는 것이 축구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강 의원은 지난달 5일 고교연맹 대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지도자들과의 대면 접촉에 열을 올렸다.
출마가 확실한 조 부회장은 '정몽준계'로 인식되고 있고 두 후보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원로 축구인은 "허 회장 측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지만 최종 승리는 조중연 후보가 될 것"이라고 관망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15개 시, 도 협회 회장과 7개 산하 연맹, 협회가 지명하는 중앙대의원 5명 등 27명의 대의원이 투표를 거쳐 과반 득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이 중 투표권이 있는 강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 1표가 줄어 26표로 회장이 가려진다. 선거는 오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대의원총회에서 치르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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