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K리그에서 '사자의 포효'를 다시 볼 수 있을까.
2008년. 이동국(30)에게서는 더 이상 맹렬한 야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라이언 킹'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 이동국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한 후 K리그로 유턴, 성남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사자의 본능을 찾을 수 없었다.
K리그에 복귀한 이동국은 2008년 10월4일 21라운드 경남전에서 K리그 복귀골을 넣었다. 지난 2006년 11월 5일 포항 스틸러스 시절 울산 현대를 상대로 골을 뽑아낸 뒤 23개월 만에 얻어낸 골이었다. 또 10월18일 열린 22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36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2경기 연속골. 이 때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2008년 더 이상 이동국의 골을 볼 수 없었다. 2008시즌 13경기 출전,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마무리지은 이동국은 결국 새로 성남 사령탑을 맡은 신태용 감독의 개혁 물결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었던 '라이언 킹'의 굴욕이었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주저앉지 않았다.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고자 오직 축구에만 전념했다. 전북의 동계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 이동국은 골에 굶주려 있는 사자로 돌아왔다.
지난 1월12일 전북 입단식에서 이동국은 "전북에 입단해서 기분 좋다. 훌륭한 감독님, 좋은 선수들과 시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이번 시즌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 중요한 시즌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우승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며 우승을 열망하고 있었다.
이어 이동국은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상의 위치에 있었을 때도 있었고, 좋지 않을 때도 있었다. 2006 독일월드컵 이전 부상을 당한 후 경기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성급히 해외진출을 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가 해왔던 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 할 일도 알고 있다. 이번 시즌 기대해주면 좋겠다"며 '전북맨'으로서의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이동국의 자신감, 그리고 부활의 움직임은 '명장' 최강희 감독이 옆에 있어 더욱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난 4일 K리그 개막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의 부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올 시즌 최소 3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약속했다. 올해 1월 팀에 합류한 후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해냈다. 이동국이 올 시즌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또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의 골 감각이 남다르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골에 집착하기보다는 팀에 대한 희생을 강조했다. 이동국에게 '게으른 천재'라는 오명은 이제 없다. 다행히 이동국 본인도 이 점을 수긍하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동국이 올 시즌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이언 킹' 이동국이 다시 울리는 포효는 전북 뿐만 아니라 K리그, 그리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 전북 팬 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이 야수의 눈빛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사자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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