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졌던 '페트코비치호'가 K리그의 바다에 첫 출항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8일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 K리그' 홈 개막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유병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K리그 돌풍을 예고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추구할까. 그가 첫 선을 보이기 전 축구팬들은 페트코비치 감독의 스타일에 많은 궁금증을 드러냈다. 뚜껑이 열리자 단 한 경기 만에 페트코비치 감독의 색깔과 스타일을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진 않았다. 인천 선수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드리블도, 유연한 몸놀림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강했다. 세르비아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페트코비치 감독은 빠르고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이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의 기본 포메이션은 4-4-2. 챠디와 유병수, 투톱의 공격력은 위력적이었고, 박재현-도화성-드라간-이준영, 미드필더의 볼 배합과 크로스는 날카로웠다. 전재호-임중용-안재준-제이드로 이어지는 포백은 철옹성을 쌓았다. 골키퍼 송유걸의 안정적인 선방 역시 돋보였다.
이들 11명이 펼치는 폭풍처럼 빠른 역습, 그리고 짜임새 있는 조직력, 한 방의 킬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공격은 역동적이었다. 공을 가로채면 주저하지 않고 달렸다. 그리고 정확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전반 20분 유병수가 터뜨린 선제골 역시 순식간에 터진 것이었다.
이후에도 빠른 역습으로 부산을 괴롭혔다. 전반 40분 유병수가 박재현에게 찌른 킬패스, 후반 17분 도화성이 챠디에 찌른 한 방의 패스, 페트코비치 감독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런 위력적인 역습에 부산은 위기를 맞거나, 파울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욱 위력적이었다. 빈틈이 없는 조직력으로 뭉친 수비는 철옹성이었다. 두세 명씩 달라붙는 압박수비에 부산 공격수들은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슈팅조차 시도할 수 없었다. 또 골문으로 날아오는 크로스는 모두 공중에서 차단됐다. 송유걸의 선방까지 보태진 인천의 수비는 무척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루키 유병수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감독님이 빠른 공격을 진행하라고 주문하셨다. 역습 전환 시에 빠르게 진행하고, 패스와 움직임으로 많은 공간을 확보하라고 하셨다. 또 공을 뺏기면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라고 했다. 공·수 모두 빠르게 하라고 주문했다"며 속도의 축구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단순히 한 경기 했을 뿐이다. 단지 터프하고 강하다는 것 뿐, 전체적인 K리그 특징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올 시즌 후반기에 재미있어질 것"이라며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드러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세르비아 감독 시절부터 경기장에서는 항상 메모를 한다. 메모에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기록한다. 경기 후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준다"며 끊임 없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빠르고 안정적인 페트코비치 감독의 축구가 돌풍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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