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神도 한-일전 또 보고싶었나?'…일본 도운 '행운의 실책'

'신(神)도 한국과 일본의 재대결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서 열린 일본-쿠바의 '4강 결정전'에서 일본이 5-0으로 승리함에 따라, 한국은 20일 또 한 차례 '숙적' 일본과 2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만나게 됐다.

이번 대회 벌써 네 번째다. "쿠바를 반드시 잡고, 4강에 진출해 한국에게 다시 도전장을 내밀겠다"던 하라 감독의 소망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날 경기는 쿠바가 실책 하나가 빌미가 돼 자멸함으로써 승부가 갈렸다.

쿠바 선발 마야는 3회까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사와무라상' 출신 일본 선발 이와쿠마와 초반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초, 잠잠하던 일본타선이 터졌다. 1사 후 아오키의 중전안타와 이나바의 2루타로 2, 3루 찬스를 잡았다. 5번 무라타가 친 중견수 플라이는 너무 짧아 3루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어나자 분위기는 쿠바 쪽으로 흘러가는가 했다. 다음타자 오가사와라가 친 타구 역시 중견수 세스페데스 쪽으로 향했고, 그대로 플라이 아웃이 되는 상황. 하지만 세스페데스의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튀어 나오며 일본은 그저 선취 2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세스페데스는 짙은 안개로 인해 어느 정도 시야 방해를 받은 듯 했지만 외야수에 글러브에 담았던 공을 다시 빠트리는 경우는 흔하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되는 실책이었다.

결국 이 '행운의 실책'으로 일본은 승기를 잡았고, 4강진출권을 따냈으며, 한국과의 재대결 기회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