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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전하다'…진정한 '아름다운 패자' 리버풀


모두가 첼시의 쉬운 승리를 예상했다.

리버풀은 지난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안 필드에서 펼쳐진 '2008~09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실상 첼시의 4강행 예약이라고 했다. 아무리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리버풀이지만 4강은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홈경기에서 3골을 내주고 진 터라 원정경기에서의 역전극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기적의 리버풀'이라도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리버풀은 결국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8강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하지만 리버풀은 팬들에게 승리 이상의 것을 선물했다. 리버풀이 보여준 저력, 투지, 그리고 감동까지. 리버풀은 뭔가 달랐다. '역시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15일 새벽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진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4-4 무승부를 거뒀다. 정말 마지막까지 어찌될지 모르는 긴장감과 박진감을 연출했다. 역전과 재역전, 그리고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까지. 리버풀이기에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첼시는 처음부터 수비전술을 들고 나왔다. 3골만 먹지 않으면 4강행이 확정된다. 그래서 수비에 집중했다. 리버풀은 첼시의 이런 안이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맹공을 퍼부었고 전반 19분 리버풀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선 아우렐리우는 크로스를 올리는 듯 했지만 직접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체흐를 포함한 첼시 수비수 모두를 속이는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이었다. 그리고 전반 27분 알론소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첼시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2골을 허용하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첼시는 수비전술을 버리고 적극적인 공격으로 전환했다. 첼시는 후반 6분 드로그바의 골, 후반 12분 알렉스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31분 램파드의 골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끝났구나.' 순간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이런 생각을 한 사람들을 한심하게 만들었고 또 리버풀의 저력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리버풀이 어떤 팀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리버풀이 포기할 것이라 한 순간이라도 생각했던 사람들을 리버풀은 당당하게 비웃었다.

리버풀에 포기란 없었다. 후반 36분 루카스의 오른발 슈팅이 에시앙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동점골을 터뜨렸고, 2분 후 리에라의 크로스를 쿠잇이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4-3, 리버풀은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기적이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런 기적의 흐름이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44분 램파드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리버풀은 아쉽게도 기적을 이어가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리버풀은 비록 4강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저력과 투지는 많은 팬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리버풀이 보여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팬들은 함께 울었다. 어려운 처지에 내몰려서도 노력과 끈기로 뛰어넘으려는 모습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리버풀은 패했지만 하나의 작은 기적은 만들어냈다. 1989년 이후 첼시 원정에서 처음으로 3골 이상을 성공시켰다. 20년만의 경사다. '상징'인 제라드가 허벅지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었던 경기였지만 리버풀은 리버풀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또 챔피언스리그 역사에서 오래토록 기억될 너무나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했다.

경기 후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레이나, 아우렐리우, 루카스, 알론소, 쿠잇 등 5명에 7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부여하며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아름다운 패자'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것이 아닐까.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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