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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전자카드 도입되면 유소년 스포츠 위축"


판매업주도 반발 "사감위 정책은 문닫으라는 소리"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에 현금 대신 의무적으로 전자카드를 사용하는 정책을 도입키로 한 데 대해 프로스포츠 단체는 물론 스포츠토토 판매업주들도 반발하고 있다.

사감위는 다음달 말까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등과 함께 체육진흥투표권에도 현금 대신 사용자 정보를 등록하는 전자카드 도입 초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일정 수준의 매출에 도달하게 되면 더 이상 발매가 금지되는 매출 총량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전자카드 도입은 스포츠 산업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0) 총재, 전육 프로농구연맹(KBL) 총재, 이동호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 등 4개 프로스포츠 단체장은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 모여 체육진흥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등에 반대하는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곽정환 회장은 "스포츠와 도박을 같은 범주로 규제하는 것은 이상하다. (사감위가) 전향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영구 총재 역시 "사감위는 불법 사행 행위를 규제하는 기구 아니냐"면서 스포츠토토를 사행 산업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프로스포츠 단체들이 스포츠토토의 전자카드 도입에 반발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체육진흥투표권 판매 수익을 통해 조성되는 체육진흥기금이 5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각 단체들의 분석이다.

현재 체육진흥기금, 즉 스포츠토토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10%(420여억 원)는 7개 종목의 스포츠 발전 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수익금은 유소년 선수 지원이나 시설 개선 등의 사업에 투자되고 있다.

프로축구의 경우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받은 160억원 중 절반인 80억원이 스포츠 발전기금으로 받은 것이다. 이 기금은 15개 구단(올 시즌 창단한 강원FC 제외)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 구축에 사용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김진형 경기 기획팀 과장은 "클럽 시스템 구축에 지원금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각 구단의 운영비가 빠듯한 상태에서 사감위의 결정대로 이뤄진다면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 과장은 "경마나 경륜을 사행 산업으로 본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프로스포츠를 같은 기준에서 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이남의 한 구단 관계자도 "적은 구단 운영비에서 토토 수익금을 통한 지원금은 단비와 같다. 토토 수익금이 없다면 유소년 클럽 창단은 꿈도 못꿀 일"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판매업주들도 이미 총량제 시행으로 일정 수준의 매출액에 도달하게 되면 더 이상 발매가 금지되는 상태에서 전자카드까지 도입하면 프로스포츠 위축과 함께 구매자들의 급감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스포츠토토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안모 씨는 "대부분이 영세 업체인데 이미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안 씨는 "대부분의 구매자는 토토를 통해 경기를 즐기는 입장이다. 소액 베팅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여기서 나오는 수수료로 먹고 사는데 사감위가 현실을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도박꾼으로 매도하는 정책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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