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표팀에 들어가도 좋지만 같은 포지션의 이청용같은 어린 선수들 들러리 서려면 안가는 게 낫죠."
지난 4월 1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5라운드를 앞두고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총알탄 사나이' 최태욱(28)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할 거면 뭐하러 대표팀에 가느냐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었다.
냉정하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제자의 대표팀 발탁설에 밝은 표정을 숨기기는 어려웠고 최태욱은 결국 3년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최태욱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와슬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최태욱은 오른쪽의 박지성과 호흡을 맞춰 오만 공략을 통해 UAE 격파 해법을 찾는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고 뒤늦게 합류한 같은 포지션 경쟁자 김치우, 이청용(이상 FC서울)이나 배기종(수원 삼성) 등이 후반 교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욱이 출전하면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3년 10개월 만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게 되는 것이다.
오만전을 통해 허 감독에 믿음을 심어주게 될 경우 7일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AE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부터 7차전 사우디아라비아(10일), 8차전 이란(17일, 이상 홈)전 선발도 가능하다.
올 시즌 이청용의 경기력이 들쑥날쑥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최태욱의 입장에서는 베테랑의 힘을 통해 '진정한 프로'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면 대표팀 주전도 어렵지 않게 꿰찰 수 있다.
그의 활약에 따라 대표팀 복귀를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는 또 다른 '올드보이' 이동국, 이천수, 최성국 등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중동에서의 경기가 익숙한 최태욱은 UAE 출국 전 "높은 습도와 냄새 때문에 싫어했지만 지금은 하도 많이 다녀 친근감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득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인 최태욱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라며 남다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대표팀에 복귀한 최태욱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는 첫번째 관문 오만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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