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가 개봉 이후 '박쥐'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화제의 중심이 됐다.
평단의 호평, 칸 국제영화제에서 해외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낸 '마더'이지만 정작 관객들은 대체로 불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디워'나 '박쥐' 논란과도 성격이 다르다.
극장에서 '마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은 대체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어,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을 짓거나 심지어 '속았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 이유는 관객 개개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마더'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때문이기도 하다.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중심을 잡아온 봉준호 감독과 김혜자, 원빈이라는 대중 스타들. 그러나 '마더'는 관객들이 이 영화에 대해 쉽게 가질 수 있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영화다.
그렇다면 '마더'를 실망스럽게 만드는 몇 가지 오해들은 무엇일까.
모성을 다룬 감동 스토리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마더'에 대해 '김혜자와 원빈이 모자지간으로 나오는 이야기' 정도의 정보만 갖고 극장을 찾는다. 때문에 김혜자의 애틋한 모성애, 감동, 눈물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간다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스토리로 인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더'는 처절한 사투 끝에 모성의 극단으로 치닫는 영화다. '마더'의 엄마는 여느 영화의 엄마들과는 달리 '짐승스러운' 광기를 내뿜는다. '자애로운 어머니' 김혜자와 '꽃미남' 원빈은 기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마더'는 분명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어딘가 조금 모자란듯한 아들이 어느날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고 엄마는 수감된 아들의 면회를 가서 눈물을 훔치는 대신 진범을 찾아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 사건에 뛰어든다.
영화는 초반 '살인의 추억' 식의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시종일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종반부로 치달을수록 스릴러의 긴장감까지 가미된다. 결말도 명료한 해피엔딩이 아니다. '마더'는 처음부터 끝, 하나부터 열까지 관객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영화다. 눈으로만 보기보다는 이성과 감성을 총동원해 봐야한다.
천만 돌파할까?
'마더'가 초반 관객몰이를 하자 봉준호 감독의 전작 '괴물'과 연관지어 '마더'의 관객 1천만명 돌파 가능성을 점쳐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마더'는 태생부터 오락영화였던 '괴물'과는 다른 영화다. 시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마더'는 '괴물'보다는 '살인의 추억'에 가깝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마더'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스릴러와 유머를 교묘히 섞은 흥미진진한 추리물도 아니다. 엄마의 사투라고 해서 한 인물이 사회의 부패에 맞서 싸워 승리를 얻어내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이처럼 상업적인 요소들을 교묘히 비껴간 '마더'에 1천만 관객을 논하는 것은 섣부른 예측이며 관객들에게 '마더'에 대한 '상업적 기대감'을 안겨줄 뿐이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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