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고민에 빠졌다. 주말 오후 프로그램의 시청률 성적이 그야말로 곧두박질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과 드라마 모두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으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일요일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부터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시청률이 5%에서6%에 머무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밤'은 끊임없는 코너 개편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결과는 백약이 무효다.
9일 방송된 '일밤' 1부 '오빠밴드'는 최근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에도 불구하고 5.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박재정과 유이를 새롭게 투입하며 관심몰이에 나선 2부 '우리 결혼했어요'도 5.9%에 그쳤다.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등 경쟁 프로그램들이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밤'은 이들간의 시청률 경쟁의 희생양이 되고 만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MBC 관계자들마저도 '뭘해도 어렵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주말드라마 역시 부진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다. MBC의 드라마 왕국의 명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8일 첫 방송된 트렌디 사극 '탐나는도다'는 실험성이 돋보였지만 가족 시청자 층을 잡는데 한계를 보이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1부가 6.5%를 기록한데 이어 9일 방송된 2부는 5.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솔약국집 아들들'이 승승장구하며 35.9%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주말기획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주인공들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오히려 시청률이 뒷걸음질 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9일 방송분은 5.9%를 기록했다.
방송가에서는 최근 PD수첩, 미디어법 등 대내외적인 환경변화가 MBC의 전반적인 프로그램 양산시스템의 위축을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쟁사들의 적극적인 물량 공세로 MBC의 주말 프로그램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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