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심판 판정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던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큰 불만을 터뜨리며 2차전 대역전극을 예고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23일 오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자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분요드코르와의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경기 소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주심을 포함한 심판진의 판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오늘같은 심판이 들어오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기를 정당하게 보는 심판이 들어와야 승리할 수 있다"라며 심판의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졌음을 지적했다.
특히 후반 22분 상대와의 볼 경합에서 밀려 넘어진 뒤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중앙 수비수 김형일의 판정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이해를 못 하겠다. 분요드코르 선수가 넘어지면 파울을 불고, 우리 선수가 넘어지면 파울을 안 분다. 김형일은 왜 퇴장시켰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오는 30일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포항은 2-0으로 이기거나 3골 차 이상 많은 골을 터뜨리며 승리해야 4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원정 득점은 두 배로 계산되기 때문에 승패가 같으면 원정다득점을 한 팀이 유리하다.
파리아스 감독은 "선수들을 믿는다"며 "많은 골을 넣어야 하겠지만 포항은 반드시 4강에 진출할 것이다"라고 2차전 승리를 확신했다.
세 차례 실점의 출발점이 됐던 분요드코르의 노장 히바우두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패스가 좋았고,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항 선수들이 관중으로부터 레이저포인터 공격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기 감독관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일이다"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이런 중요한 대회에서 그런 문제가 나와 실망스럽다. 경기 결과는 심판의 의도가 작용한 것 같다"라고 석연치 않게 패했다는 마음을 은연중 드러냈다.
승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두 팀 다 경기 내용이 좋았다고 기본적인 의견을 내놓은 뒤 "포항은 매우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에서 2차전이 있으니 포항에겐 나쁘지 않은 결과다"라며 행운을 빌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분요드코르의 경기 운영이 괜찮았음을 강조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포항은 전반 15분 동안 잘했지만 이후 우리가 주도권을 잡았고, 동점골까지 넣었다"라고 한 뒤 "후반은 대등하게 시작했으나 포항 수비수가 퇴장당하면서 우리가 골을 넣어 이길 수 있었다"라고 수적 우세가 승리 이유였음을 밝혔다.
2차전에서도 승리해 4강 진출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스콜라리 감독은 "역사의 50%를 바꿨다. 나머지 50%는 다음 번에 바꿀 것이다"라며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를 거듭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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