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신예 '안방마님' 장성우가 1차전 승리의 뒷얘기를 살짝 공개했다. 안방 살림을 하는 포수로서 김현수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은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고 한다.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선발 조정훈의 7.2이닝 2실점 호투 속에 화력의 뒷심이 폭발해 7-2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조정훈. 그는 볼배합의 절반 이상을 체인지업과 포크볼로 배분하며 두산의 화력을 무기력하게 돌려세웠다.
그 조정훈의 공을 받아준 포수가 바로 장성우다. 장성우는 3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전날의 경기 상황을 얘기하면서 홈런을 친 김현수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전했다.
장성우는 "4회말 김현수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고 정신을 번쩍 차렸다. 오히려 그 때 맞은 것이 다행인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롯데는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김현수의 홈런포로 동점이 된 탓에 승부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됐으니 롯데로서는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하지만 장성우는 그 홈런으로 조정훈에게 '포크볼'을 더욱 주문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볼배합 덕에 롯데는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다.
장성우는 "경기 전 (조)정훈이 형과 (주무기를) 포크볼로 가자고 얘기를 나눴다. 포크볼 던져서 맞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초반 변화구가 잘 먹히면서 마음을 놨고, 투아웃 상황서 편하게 가려다 직구를 주문했는데 그대로 (김현수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며 "그 뒤로 더욱 포크볼 배합을 늘렸는데 그게 잘됐다"고 전했다.
조정훈은 장원준, 송승준과는 달리 포수가 주문하는 볼배합에 잘 따르는 투수다. 또 지난 시즌 2군에서 장성우와 호흡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그가 주문하는 볼에 99% 수긍하고 투구한다. 이런 상황서 김현수가 홈런포로 살짝(?) 방심하고 있던 장성우에게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든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