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두산 베어스의 '발야구'가 예열을 마쳤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기동력의 야구를 통해 승기를 이끌어낸 끝에 6-0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두산의 '테이블 세터'이자 발야구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이종욱, 고영민이 동시에 살아난 것이 승리의 주요 요인이었다.
두산은 이날 3회말 공격 때 선두타자 임재철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한 다음 용덕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기회를 열었다.
다음 타자로 이종욱이 나섰다. 이종욱은 1차전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2차전 첫 타석에선 볼넷을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터지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3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롯데 선발 장원준의 공이 눈에 들어오는 듯 중전안타를 쳐냈다. 준플레이오프 들어 6타석 5타수만에 맛본 안타.
짧은 안타여서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지는 못하고 1사 1, 3루로 이어진 기회에서 2번 고영민이 타석에 들어서 이번에는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뽑아내면서 두산은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이 적시타를 쳐낼 때 고영민은 전력질주 후 1루 베이스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해 세이프되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1사 1, 2루로 이어진 가운데 2루 주자 이종욱, 1루 주자 고영민이 누상을 지키고 있자 롯데 배터리와 내야진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순도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 등 장타력 있는 클린업트리오로 연결됐다. 이제 조금만 빈틈이 보여도 여지없이 질주하는 두산의 '테이블세터'가 위력을 발휘할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이 때부터 견제구를 연신 뿌려대며 타자와 주자를 동시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힘든 순간을 맞았다. 김현수는 잘 막아냈으나, 2사 1, 2루에서 장원준은 김동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김동주의 타구는 외야수 가운데 어깨힘이 지존인 롯데 우익수 가르시아 쪽으로 갔지만 두산 '발야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2루주자 이종욱이 가볍게 홈인한 것은 물론 1루 주자 고영민도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3루까지 뛰어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1, 2루에 머물 수 있는 상황을 1, 3루로 만들면서 롯데를 계속 압박하는 포지션을 발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어 최준석의 우익선상 2루타 때는 1루주자로 있던 '두목곰' 김동주마저 무서운 질주본능을 보이며 홈까지 파고들어 뛰는 야구에 가세했다. 초반 승부의 추가 두산 쪽으로 기운 데는 적시타 행진과 함께 이같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큰 힘이 됐다. 물론 그 시작은 이종욱, 고영민의 '발'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이 경기서 5회 솔로홈런을 날려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김현수도 7회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친 뒤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안전하게 2루에 머물 수도 있었지만 틈만 보이면 내달리는 '발야구' 팀에서 뛸 수 있는데 멈추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치 않았던 듯. 3루타를 만들어낸 김현수는 손시헌의 적시타 때 편안하게 홈을 밟아 쐐기점을 올렸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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