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의 우세가 사라진 SK가 2009 포스트시즌을 맞는다.
7일 오후 6시 문학에서 막이 오르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SK의 사령탑 김성근 감독은 "우리 팀에서 이번 플레이오프 때 눈에 띄어야 할 선수로는 투수쪽은 이승호, 타자는 최정이다"며 "둘만 제대로 해주면 승기를 잡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특히 타선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최정의 경우는 올 시즌 성장세가 주춤하는 등 지난해의 기세가 꺾인 상태여서 김성근 감독의 이런 발언은 최정에게 거는 강한 주문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정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만 해도 펄펄 날며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지난해 SK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로 최정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승리의 문턱에서 고비 때마다 결정타를 날려주었으며, 3루 내야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최정은 SK가 1차전 패배 후 4연승을 거둔 2~5차전 4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결승타와 결승타에 준하는 영양가 만점의 방망이를 휘둘러 강한 인상을 남겼다. 3차전에서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결승 투런 아치로 만들어냈고, 4차전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는데 그 1타점이 결승타가 됐다.
최종 승부가 된 5차전에서도 최정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얻어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초 쐐기점을 뽑아내는 천금같은 적시 안타를 쳐냈다.
결국 최정은 만 21세 8개월 3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한국시리즈 MVP가 되는 기록을 세우며 2008년의 대미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했다.
최정의 MVP 선정에는 공격 뿐만이 아니라 그의 '명품 수비'도 한 몫 거들었다. 상대를 허탈하게 하는 환상적인 수비는 우승에 이르기까지 팀에 큰 힘을 불어넣어줬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한 최정이다. 지난해 3할2푼8리였던 시즌 타율이 올해는 2할6푼5리로 뚝 떨어졌다. 다만 홈런수가 지난해 12개에서 올 시즌 19개로 늘어 타격 파워는 성장한 면을 보였지만 정확도가 많이 흔들린 것을 알 수 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 출전의 후유증을 겪는 듯 6월까지는 방망이가 좀체로 살아나지 않았다. 여기에 시즌 내내 왼쪽 허벅지 근육통을 겪으면서 8월에는 아예 2군에 내려가기까지 했다.
부상을 털어내지 못하자 김성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 "최정이 시즌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며 걱정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려를 털어내고 최정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처럼 최정이 우승 해결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키플레이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야신'의 바람을 한국시리즈 MVP 경력의 최정이 완전한 부활로 충족시켜줄 지 지켜보자.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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