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여복서 최현미가 10라운드까지 가는 혈전 끝에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다.
최현미는 21일 오후 수원 성균관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WBA 세계여자페더급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일본의 쓰바사 덴구(WBA 4위)를 상대로 2분 10라운드 풀타임 접전을 펼친 끝에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최현미는 지난 2004년 북한에서 건너와 프로복서로 활동하고 있는 19세의 앳된 여선수다. 한국으로 건너온 뒤 힘겨운 생활에도 굳건한 의지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고 지난 5월 1차 방어전에 성공한 뒤 다시 한번 도전자를 맞았다.
'무한도전' 팀과의 3개월 가랑 호흡을 맞추며 동고동락한 만큼 최현미는 "결코 질 수 없다"며 경기 전 부터 굳건히 의욕을 다졌다. 특히 이날 무한도전팀이 섭외한 원투, 브라운아이드걸즈, 바다, 케이윌 등 유명 가수들이 축하공연까지 마련하는 등 인기 가수들이 최현미를 위한 무대를 완벽하게 준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링에 올라 관객들에게 꾸벅 인사하며 감사인사를 전한 최현미는 공소리가 울리자 곧바로 야수로 돌변했다. 상대적으로 리치가 짧은 쓰바사에게 1라운드부터 맹펀치를 가하며 반격이 틈새를 완벽히 틀어막았다.
2분 10라운드제 경기인만큼 초반 기세를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현미는 1라운드 단발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수 차례 꽂아넣으며 기세를 올린 뒤 5라운드 이후까지 전진스텝을 밟고 쓰바사를 압박했다. 그 결과 쓰바사는 2라운드 한 차례 다운을 빼앗겼고, 3라운드에도 최현미의 파워를 버텨내지 못하고 슬립다운을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론 최현미는 후반 라운드 들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양 가드를 단단히 올리고 최현미의 압박을 버텨온 쓰바사가 후반 들어 반격을 개시한 것이다. 최현미로서는 초반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쓰바사의 힘이 실린 펀치가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현미는 9라운드까지 버텨낸 뒤 호흡을 가다듬고 마지막 10라운드서 마지막 힘을 짜내며 맞불을 지폈다. 쓰바사도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 양 선수는 결국 10라운드 양 발을 고정시킨채 안면 난타전까지 벌이며 이를 지켜보는 관객을 흥분시켰다. 다만, 양 선수 모두 유효타는 적중시키지 못한채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결과, 3명의 심판진은 초반 다운을 빼앗은 최현미의 손을 들어주며 현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경기 후 최현미는 쓰바사와 끌어안으며 서로의 기량을 칭찬한 뒤, 링을 돌며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수원=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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