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통보 마감일인 지난 25일 삼성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와 브랜든 나이트를 모두 보류 명단에 포함시켰다. 일단 두 명의 선수 모두와 현재까지는 재계약 의사가 있음을 밝힌 셈이다.
사실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각 구단은 발표한 보류선수와 12월 31일까지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 계약 마감 기한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어 상황은 가변적이다. 각 구단과 해당 선수간의 본격적인 협상 과정에서 연봉 등으로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있고, 또 양측이 더 좋은 선수와 조건을 찾아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단 크루세타와 나이트를 모두 보류 명단에 올렸지만, 크루세타의 경우는 재계약이 확실치 않다
나이트는 시즌 후반 합류해 11경기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56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아 재계약 방침이 확실히 굳어졌다. 나이트의 변심만 없다면, 삼성은 이변없이 그에게 재계약서를 내밀 참이다.
하지만 크루세타는 유보 상태다. 계약마감 기한까지 한 달간의 기간이 남아있기에 삼성은 그 동안 타자 쪽으로 조금 더 알아볼 분위기다.
크루세타는 올 시즌 30경기에 출장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시즌 초반에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분투했지만, 7월 15일 두산전 승리 이후 9월 19일 히어로즈 승리까지 두 달 가까이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이 과정 속에 타선 불발이라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크루세타는 제구에 문제점을 노출하며 불안감을 안겼다.
게다가 내년 시즌 삼성은 배영수, 권오준, 안지만, 오승환, 구자운 등 복귀를 예고한 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이 계투진이지만, 기존 선수들과 한겨울 담금질을 통해 마운드 새판을 짜기는 충분한 인력풀이다.
또 크루세타는 마무리훈련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불안한 제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동열 감독은 오키나와서 기본기부터 새로 가르칠 생각이었지만, 어깨를 비롯해 전체적인 몸 컨디션이 좋지 못해 결국 돌려보냈다. 현재 크루세타는 수 년간 뛰어왔던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도 참가하지 않고 내년 시즌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선 감독으로서는 부족한 부분을 직접 조련하지 못해 못마땅한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삼성은 크루세타와 재계약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크루세타만큼 해줄 용병 투수를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의 공백을 대체할 정도로 타선의 화약고 역할을 해줄 만한 타자 용병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괜찮은 타자 용병을 계속 알아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계약마감까지 찾지 못한다면 크루세타와 재계약할 것"이라고 구단 내부의 분위기를 살짝 귀띔했다.
과연 삼성은 크루세타와 재계약을 시도할까. 수 년간 '용병투수잔혹사'에 시달린 삼성으로서는 웬만한 거포 용병을 잡지 않는 한 아쉬운 대로 검증된 크루세타를 놓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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