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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간판스타] 삼성 오승환, '명가재건'의 필수요소


2009시즌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2년 연속 가을 잔치의 단골손님이었던 삼성 프런트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고, 고참 선수들은 책임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신입 선수들도 자신이 입단한 해에 생긴 불미스런 팀 성적에 한껏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사실 선동열 감독은 4강 탈락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시즌 중반 5년 재계약에 대한 언질을 받은 후 전력을 아꼈다. 2010시즌, 그리고 그 이후의 미래를 위해 전력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겠다는 노선을 확정하고 팀을 운용했다. 부상병동으로 전락한 2009시즌 무리한 운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팀에 극악한 독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같은 조심스런 팀운영의 결정판이 바로 핵심전력 오승환을 아끼는 것이었다. 시즌 중반 어깨 통증으로 자진강판한 후 재활에 들어간 오승환은 시즌 말미 위급상황에서는 투입할 수 있는 상태까지 몸을 회복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그에게 휴식을 명했다. 승리를 위한 최고의 자원이었지만 미래를 위해 그를 기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클로저 오승환은 삼성 불펜의 핵이다. 선동열 야구의 정점을 찍는 이가 그였다. 그렇기에 오승환의 부활은 우승을 노리는 삼성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대한민국 간판 소방수로 서기까지

오승환을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부르는데 이견이 있는 팬들은 없다. 그가 9회 마운드에 올라오면 팬들은 경기가 끝났다고 판단한다. 그만큼 오승환의 묵직한 철벽투는 신뢰도면에서 리그 최고다.

오승환은 도신초-우신중-경기고(한서고에서 전학)-단국대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1라운드 1순위(전체 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단국대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선수를 지명한 것은 삼성으로서는 모험이었지만, 그 모험은 대 성공을 거뒀다.

프로 데뷔 첫해인 2005시즌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한 그는 2006시즌 47세이브, 2007시즌 40세이브, 2008시즌 39세이브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2009시즌에도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지만 19세이브나 올리며 명불허전의 위용을 과시했다.

평균구속 146~148km 정도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만으로 오승환은 대한민국을 제패했다. 맞아도 범타가 될 만큼 묵직한 돌직구와 제구력으로 무장한 그의 투구에 7개구단 타자들은 여지없이 돌아서야만 했다.

2009시즌... 오승환의 휴식기

부동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에게 시련이 왔다. 2009시즌 오승환은 예전보다 저하된 구위로 시즌초부터 진땀을 흘렸다. 4시즌 동안 기록한 1점대 평균자책점은 4.83까지 치솟으면서 불안감을 안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승환은 꾸역꾸역 세이브를 챙기면서 이름값을 해냈고, 팬들은 우려 속에서도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7월 16일 대구 두산전. 치열한 득점 토스 속에 11-10으로 리드하던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그를 강판시켰다. 데뷔 이후 승부에 꼭 마침표를 찍어야 직성이 풀렸던 오승환이 처음으로 자진강판하자 삼성팬들은 불안감을 금치 못했다.

이후 어깨 근육이 찢어진 것으로 판정받은 오승환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엔 어느 정도 몸 상태가 회복됐지만, 불완전한 상태서 무리했다가 자칫 큰 부상으로 도질까봐 선 감독은 보호 차원에서 그를 아꼈다.

2009시즌은 오승환에게 불완전연소였지만, 바꿔말하면 잠시 쉬어가는 휴식기이기도 했다.

삼성 부활의 제1조건…'수호신'의 부활

오승환의 경력은 화려하다. 최소경기 100세이브, 한 시즌 아시아 최다세이브, 한국프로야구 최초 트리플(10승, 10홀드, 10세이브), 3년 연속 세이브왕 등 오승환은 데뷔 이후 마무리투수로서 해마다 놀라운 성적을 써왔다. 지금도 클로저로서의 기록은 진행 중이다.

그런 그가 2009시즌에는 부상으로 중도탈락했다. 그 여파는 컸다. 오승환이라는 완벽한 클로저의 공백으로 삼성은 후반기 힘든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권혁, 정현욱,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불펜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선동열 감독의 5이닝 교체(선발투수의 구위가 흔들리면 경기상황과 관련없이 교체한다) 스타일마저 바꿔버렸다. 선발투수와 불펜 B조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뒷문지기 공백은 권혁과 정현욱에게 과도한 짐이 돼 괴롭혔고, 이는 시즌 막판 삼성의 지키는 야구가 무너지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선 감독이 오승환에게 가지는 믿음은 절대적이다. 선 감독은 배짱 면에서 오승환을 최고의 클로저라고 극찬한다. 박빙의 상황에서 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는 상대의 기에 압도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팍팍' 꽂아넣을 수 있는 담대함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오승환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2010시즌 삼성 투수진은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선수가 많다. 배영수를 비롯해 권오준, 구자운 등 복귀를 예고하고 있는 투수들이 기대에 부응해준다면, 삼성은 기존 투수진과 함께 다시 한 번 지키는 야구로 리그를 평정할 수 있다. 좌완 선발요원 장원삼의 가세도 천군만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오승환이 있다. 선동열 감독은 "오승환이 있으면 우리는 8회까지만 야구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의 부활... 명가재건을 노리는 삼성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절대조건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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