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에 악재가 발생했다. 선발 전력으로 김시진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던 우완 정통파 투수 김영민이 불의의 부상을 당한 것.
김영민은 폭설이 쏟아진 지난 4일 개인 훈련을 끝내고 사설 헬스장 계단에서 내려오던 중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 때 왼쪽 무릎이 완전히 돌아갔고, 병원 정밀검사 결과,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 최종 회복까지는 9개월 정도 걸릴 전망. 사실상 김영민은 2010시즌을 접어야하는 처지가 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시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김영민을 올 시즌 선발진의 기대주로 낙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현승과 장원삼이 각각 두산과 삼성으로 떠났고, 반대급부로 받아온 금민철, 박성훈, 김상수의 기량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후 마무리훈련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던 김영민이 부상 당했다는 소식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1987년생으로 도신초-우신중-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시절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김영민(계약금 1억원)은 3시즌 동안 통산 49경기(103.2이닝) 등판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썩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다. 게다가 2009시즌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절치부심한 김영민은 팀 마무리훈련서 맹위를 떨쳤고, 코칭스태프는 2010시즌 도약을 노리는 그를 보면서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도 이런 보고를 받고 선발진의 한 축으로 김영민을 기용해볼 참이었다.
특히 정민태 1군 투수코치와 정명원 2군 투수코치는 김영민의 사고소식을 접하고 긴 탄식을 내뱉었다. 김영민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봐왔기에 부상이 더욱 아쉬운 것이다.
정민태 코치는 "너무 아쉽다. 본인에게도 그렇고 팀에게도 그렇고... 10승이 허공으로 날아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명원 코치 역시 "올해는 그 녀석에게 정말 좋은 기회인데, 자기 복을 자기가 찬 셈이다. 선발진을 노려볼 최고의 기회인데..."라며 "설령 올해 못하더라도, 내년에 더욱 잘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 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두 코치는 "참 운이 없다. 선수는 실력 뿐만 아니라 운도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정 악화로 인한 트레이드로 전력 공백이 발생한 히어로즈. 그리고 그 속에서 진주를 캐기 위해 노력한 코칭스태프로서는 새해 첫 소집(1월 6일)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한 제자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저 폭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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