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안(鷹眼)' 김경문 감독의 눈이 더욱 매서워졌다. 2010시즌 우승을 위한 완벽한 선발진 구축을 위해서다.
일단, 4선발까지는 확정했다. 히메네스-왈론드-김선우-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우좌우좌' 라인이다. 물론 이들 4명도 남은 전지훈련 기간을 잘 소화해내야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현승은 현재 훈련 도중 오른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김경문 감독은 나머지 투수들의 구위와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강화된 선발진인 만큼 악몽을 잊고 '5선발' 자리도 승리를 위한 필승조의 시작으로 불리울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경쟁을 주문하고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언급된 경쟁자원은 홍상삼과 이재우다. 홍상삼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30경기서 9승 6패 홀드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두산의 무너진 선발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켜줬다. 비록 10승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2009시즌 김 감독은 홍상삼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이재우도 새로운 시작이다. 그는 2009시즌 무너진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두 차례나 선발과 계투진을 오가며 고군분투했다. 결국 급변한 보직과 이에 따른 체력소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불완전연소했지만, 이재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올 겨울부터 절치부심 체력강화에 전력을 다해왔다.
만약 선발로 낙점을 받는다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매섭게 마음가짐을 다잡은 상태다.
홍상삼과 이재우 외에도 변수는 많다. 150km의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긋지긋한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해 2군에 머물렀던 2009 신인 성영훈과 두산 보유자원의 유망주 2008신인 진야곱까지 부상을 딛고 호시탐탐 선발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늦깎이 도전에 나선 박정배도 경인년에는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겠다고 팔을 걷어올렸다. 또 정재훈, 김상현의 재도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2009년 김경문 감독은 선발진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김선우와 홍상삼 외에는 딱히 제 역할을 해준 투수가 없었다. 세데뇨와 니코스키, 금민철(포스트시즌은 예외), 정재훈, 김상현, 노경은, 김명제, 진야곱, 김성배까지 마운드에 올라간 투수들은 줄줄이 무너졌고, 김 감독의 흰 머리는 더욱 늘어만 갔다.
결국,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역전패한 뒤 김 감독은 용병 보강을 천명했고, 구단도 이에 응하며 히메네스와 왈론드, 게다가 이현승까지 영입했다.
단숨에 선발진 3명을 수혈하면서 김 감독은 2009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발 운용에 여유로움을 갖게 됐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로서는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살벌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두산의 5선발 자리는 과연 누가 차지할까. 김 감독이 마지막 한 명을 고르기위해 미야자키에서 눈빛을 번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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