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 출장단의 성과를 지켜보던 김승영 단장의 표정에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바로 두산이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용병투수 켈빈 히메네스의 얘기다.
히메네스는 지난 7일 한화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거머쥐었다. 5회까지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히메네스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여유롭게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고, 두산은 더욱 스코어를 벌려 8-2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히메네스는 최고 147km의 직구(29구)를 필두로 슬라이더(132~137km/20구), 싱커(138~147km/25구), 포크볼(129km/1구) 배합으로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고 최소한의 실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이로써 히메네스는 벌써 시즌 3승을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3차례 등판해 100% 승리를 챙긴 셈이다. 함께 2승을 달성하고 있던 카도쿠라(SK), 크루세타(삼성)가 이날 등판하지 않았고, 삼성전에 나섰던 금민철(넥센)이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돼 히메네스는 단숨에 다승 단독1위로 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KIA와의 개막전서 제1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4피안타 2실점 투구로 첫 승을 챙긴 히메네스는 이후 두 번째 등판인 2일 SK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1승을 보탰다. 그리고 이날 또 한번 승리투수가 되면서 히메네스는 두산의 제1 선발요원으로서 단단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사실 최근 수 년간 두산은 호투를 꾸준히 보장하는 선발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에이스 김선우는 등판 때마다 일희일비했고, 전반기 기세가 무서웠던 홍상삼도 후반 1승의 힘겨움을 절감하며 10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때문에 시즌 초부터 승리의 토대를 닦아주는 피칭을 이어가는 히메네스를 바라보는 두산 프런트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의 투구 이닝(5이닝-6이닝-5이닝)은 선발투수에 대한 감독의 기대치인 7이닝 소화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쌀쌀한 날씨 탓에 김경문 감독이 선수 보호차원에서 내린 조치다. 김 감독은 "날씨가 풀리면 투구수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해 이후 히메네스의 이닝소화 및 투구수에 대한 제한을 없앨 것임을 확언했다.
히메네스의 3연속 호투. 사실 아직까지 꾸준하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그간 극과극을 오간 선발투수의 컨디션에 식겁해온 두산이기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