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예계에서 탑(T.O.P) 최승현(23)만큼 기대를 받고 있는 아이돌 스타가 또 있을까.
'빅뱅'의 탑(T.O.P) 최승현이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아이리스'에서 잔혹한 킬러 역할을 맡았던 최승현은 이번엔 영화 '포화속으로'를 통해 71명의 학도병을 이끄는 중대장 '오장범'으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전후 신세대인 그에게 이번 작품은 배움과 깨달음, 그 자체였다고 한다.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하는 탑이 연기자 최승현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스타'를 뛰어넘는 '괴물'이 되고 싶다는 최승현, 그를 만났다.
◆"전쟁터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촬영했어요"
-스크린을 통해 연기를 한 느낌은 어땠나요.
"이번 연기가 네번째에요, 전작인 '아이리스'때문에 두번째 줄 알고 계시지만 '텔레시스', '아이엠 샘' 등도 있었죠. 무대에서는 색깔 있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서 놀러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연기도 화면 안에서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무대위나 연기나 모두 집중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른 점도 많았지만요. 예를 들어, 무대에서는 평상시 축척한 에너지를 일시에 다 쏟아붓는 데, 연기는 하루종일 분배해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어요. 집중과 힘을 분배하는 것이 좀 힘들었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인 권상우-차승원-김승우씨와 연기를 했는데, 어때요 잘해주시던가요.
"처음엔 (제가)쉽게 다가서지 못했죠. 쾌활하지 않고 말수도 적어서 머뭇거리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상우형이나 승원이형이 먼저 따뜻하게 다가와 주셨어요. 승우형은 '아이리스'때 부터 친했는데, 이번 '포화 속으로'를 통해 사적인 자리에서까지 친해진 느낌이에요. 작품 속에서도 승우형은 '오장범'(탑이 맡은 배역)에게 아버지 같은 정신적 지주같은 존재에요. 넷이서 아주 가깝게 지냈죠."
-'포화 속으로'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어땠습니까.
"솔직히 고민이 많았죠. 처음 시나리오 받을때가 솔로 앨범을 작업할 시기였는데 그때까지 제게는 음악이 주였지 연기는 아니었어요. 또 이번 작품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었어요,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되새기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영화죠. 솔직히 처음엔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10대나 20대 젊은 층에게 한국전쟁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어요. 지금 세대들에게는 '학도병'이라는 말 조차 생소하잖아요. 작품 속에는 감성적인 휴먼니즘과 사람과 사람의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고 그 안에서 주는 메시지가 많아요. 저도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책이나 학교에서 '학도병'이라는 단어를 들었는데...랩퍼로서 아니 연기자로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촬영 당시 엄청 추웠다고 하던데.
"(너무 추워서)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어요(웃음). 경남 합천에서 촬영을 했는데, 속옷을 여덟 겹을 껴입고 겉에는 학도병 옷을 입었죠. 그랬더니, 조금 둔해 보이더라구요. 핫팩에도 많이 도움을 받았죠. 추위 때문에 감정신에서 특히나 몰입하기 어려웠어요. 정말 전쟁터에 뛰어드는 기분으로 했어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놀라는 괴물이 되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탑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대중들이 알고 있는 탑의 모습을 깨고 싶었어요. '빅뱅'의 이미지가 무너지면 어쩌나 조바심도 있었지만, 그래도 깨고 싶어요. 나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접목해서 변신을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그리고 이번 작품 속에서 전문 배우가 아니라서 그런지 더 책임감이 있었어요. 왠지 모를 책임감이랄까요, 그런게 많았습니다."
-작품 속에서 '오장범'은 실화이자 영화의 모티브이기도 한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오장범'이란 캐릭터가 자신과 잘 맞았나요.
"'오장범'은 계산이 필요한 캐릭터였어요. 너무 튀면 전체 흐름을 망쳐놓을 수 있는 인물이어서 중압감이 적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원래 '오장범'의 목소리 톤으로 낮은 톤을 원하셨는데, 제 목소리 톤과 많이 비슷하다고 하더라구요. 감독님이 제 목소리 음색을 좋아하셨어요."
-이재한 감독과는 현장에서 어떻게 소통했나요.
"(이재한 감독이)미국에서 공부를 하셔서 그런지, 개방적이고 순수한 모습이 있으셨어요. 촬영이 끝나고 모텔에서 함께 자기도 했는데, 잠들기 전에 인생 상담도 하고 캐릭터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할까요. 정말 든든한 힘이 돼 주셨어요. 성격이나 음악적 코드에서 저와 잘 맞았고, 비슷한 점이 많으시더라구요."
-평상시 성격은 어떤가요, 어떤 말을 많이 듣나요.
"일할 때는 진지하고 가까운 사이는 농담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애늙은이는 아니고요, 내 나이에 맞게 오바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 자신을 괴롭히는 스타일이죠. 그래야 새로운 게 나오는 거 같아요. 평소에는 균형잡힌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음악도 잘 듣고요. 와인을 마시면서 혼자 생각도 정리하죠. 나사가 풀리지 않게 많이 조이고...아이돌 가수로서 에너지를 쏟고 일에 대해서도 행복해요."
-연예인 중에 누구하고 제일 친한가요.
"(김)현중이랑 (이)혁수하고 친한 편이에요. 나이 또래도 비슷하고 저마나 스타일이 다 달라서 더 잘 맞는거 같아요. 서로 질투같은 거 없어요."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결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없어요. 성격이 자유분방한 편이라... 여자에 대한 큰 비중은 없어요. 아, 근데 이번 작품에서 형(권상우-차승원-김승우)들을 보니깐 결혼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돼더라구요. 뭔가 안정되고 완성된 모습이랄까. 그런게 느껴지더라구요. 형들 보면서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어요. 그래도 결혼은 마흔은 넘어서 하고 싶어요. 아직 책임감 갖기엔 이른 나이인 것 같아요."
-인생의 롤모델이나, 가수나 배우로서 욕심은 무엇인가요.
"어떤 롤모델은 일부러 안 만들려고 해요. 스타라는 개념보다는 '괴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사람들이 제 이름만 들어도 셀레이고, 궁금하고, 기대되는...뭐 그런 힘이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어요. '탑이 이번엔 무엇을 갖고 나올까'라는 뻔하기 보다는 나만의 색깔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평소에도 '괴물이 되자'는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걸어요.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결과에 연연하고 싶지도 않구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있는 사람..그렇게 되고 싶어요."
-첫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바람이 있다면.
"첫 영화 작품인 만큼 조심스럽죠.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제 모습을 보고 모두들 깜짝 놀라셨으면 좋겠어요. '저게 진짜 탑이냐'라고 할 정도로 말이죠.(웃음)"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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