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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막힌 메시, '마라도나의 재림'은 없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등장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그의 플레이는 '신'과 같았다.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작은 키였지만, 그 작은 거인을 봉쇄할 수 없었다. 폭풍같은 스피드와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상대를 몰락시켰다. 마라도나의 등장은 세계 축구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탈리아와의 조별예선 경기에서 득점포 시동을 건 마라도나는 8강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2골, 4강 벨기에전에서도 아르헨티나가 넣은 2골을 모두 책임졌다. 결국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986년 월드컵을 들어올리는 주인공이 됐다.

이후 세계 축구는 마라도나의 천하가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마라도나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 가장 큰 영향을 남긴 축구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마라도나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의 후계자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금새 나타나지 않았다. 마라도나는 그만큼 위대했기에 그에 버금가는 선수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들이 마라도나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아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아르헨티나에 리오넬 메시(23, 바르셀로나)가 등장했다. 작은 키에 빠른 스피드, 그리고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 능력까지, 마라도나와 너무나 흡사한 선수였다. 당연히 메시도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지목 받았다.

메시는 이전의 다른 아류들과는 달랐다. 클럽 축구에서는 세계를 제패했고, 메시 천하를 일궈냈다. 주요 상이란 상은 독식했다.

그러자 메시를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했다. 진정한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인정한 것이다. 또 마라도나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아르헨티나 축구선수라고도 했다.

아르헨티나 모든 국민들, 또 전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메시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1986년 마라도나가 그랬던 것처럼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위해 남아공으로 왔다.

출발은 무난했다. B조 조별예선에서 메시는 '역시 메시'라는 찬사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메시를 만나는 상대는 메시 봉쇄법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다. 나이지리아, 한국, 그리스를 차례로 격파하며 16강에 올랐다. 16강 멕시코전에서도 메시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아르헨티나를 8강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메시가 8강에 오르기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 분명 위력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메시의 진가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했다. 마라도나의 뒤를 잇기 위해서도 골이 필요했다. 그래서 메시는 8강전에서는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3일 밤 열린 독일과의 8강전. 메시는 침묵했다. 남아공 땅을 밟은 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감기로 컨디션이 저하된 탓도 있었다. 그리고 독일 수비는 메시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메시의 드리블은 독일에 막히기 일쑤였고, 날카롭던 왼발슛도 골대를 한참 벗어나고 말았다.

결국 메시가 침묵한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0-4라는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메시는 마라도나가 그랬던 것처럼 조국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왼발 슈팅을 마지막으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남아공과 이별을 고했다. 2010년 남아공에서 '마라도나의 재림'은 없었다.

하지만 아직 메시에 기회는 있다. 이제 겨우 23살이다. 4년 후 브라질 월드컵 때면 메시는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의 나이가 된다. 경험과 노련미가 더욱 가미된 메시가 다시 등장할 것이다.

비록 아르헨티나가 8강에서 머물렀고, 마라도나가 이뤘던 결실을 다시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메시가 남아공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분명 아름다웠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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