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계 화제는 단연 SK-삼성의 선두다툼, 그리고 일명 '엘-롯-기'의 4강 싸움이다. 시즌 초 미친 듯한 연승행진을 내달리며 선두로 치고 나선 SK와 6월 23일부터 25승 4패를 기록한 '명가' 삼성의 경쟁, 또 롯데-LG-KIA의 물고 물리는 4강 경쟁을 보면서 야구팬은 매일 일희일비하며 '베이스볼'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와중에 때를 기다리며 조용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팀이 있다. 하위권에서 힘든 경기를 펼쳐나가는 팀이 아니다. 바로 3위 두산 얘기다.
현재 두산은 55승 38패 2무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 있다. 선두 SK(62승 32패)와는 7.5게임차, 2위 삼성(59승 38패 1무)과는 2.5게임 벌어져 있다. 현실적으로 연승과 더불어 SK의 연패가 맞물리지 않는 한 선두 탈환은 힘들어 보이지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소한 삼성과의 격차는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은 기세좋게 출발했다. 시즌 초 선두를 내달리며 우승의 청사진까지 밝혔다. 하지만 SK가 김성근 감독의 길어진 수염과 함께 신들린 듯한 연승을 이어가면서 2위로 떨어졌고, 지난달 10일에는 삼성의 쾌속 연승에 버텨내지 못하고 3위로 미끄러졌다.
최소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며 꾸준히 호성적을 일궈내고 있지만, SK와 삼성의 연승파도에 두산은 순위하락의 쓴 맛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두산은 꾸준하다. 당장 후반기 6경기서도 3승 2무 1패로 절반의 승수는 챙겼다. 지금까지 95경기를 펼치면서 최다연패는 4연패 두 차례밖에 없다. 현재 승률도 5할7푼9리로 좋은 편이다. 앞선 두 팀의 비정상적인 연승으로 빛이 바랬을 뿐 두산도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시즌을 잘 운용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도 연승을 하고 싶지만, 투타 밸런스가 교대로 안좋아져서 잘 안된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SK, 삼성이 그 동안 쌓은 숭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배가 고플 수밖에 없는 심정을 털어놓은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는 우리 페이스만 유지하면서 해나가겠다"고 뚝심의 전략을 밝혔다. SK와 삼성이 언제까지나 상승세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기회가 왔을 때 치고 나가겠다는 뜻이다. 시즌 전부터 "올해는 우승"이라고 선언한 김 감독으로서는 SK, 삼성의 기세에 속이 부글부글 끓을테지만, 일단 냉정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는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용히, 그리고 굳건하게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 이제 그 뚝심으로 선두권 추격의 시동을 걸어야 할 때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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