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의 황태자'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하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차전 2-2 무승부 이후 49일만의 리턴 매치에서 승리를 맛봤다.
속도전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실천이라도 하듯 조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시도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빠른 원터치 패스로 이뤄졌다.
그 중심에는 조광래 감독과 경남FC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윤빛가람(20)이 있었다. 2007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후 한동안 부진에 시달렸던 윤빛가람은 중앙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말 2010 드래프트를 통해 조광래 감독의 부름을 받아 경남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윤빛가람은 경남 돌풍의 중심에 서서 공수를 지휘하며 2006년 팀 창단 후 첫 정규리그 1위에 올라보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시즌이 종료되지 않았지만 경남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큰 편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셀틱)과 짝을 맞춰 나와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윤빛가람은 대부분의 패스를 좌우 측면과 전방으로 드리블 없이 빠르게 연결하며 나이지리아 수비진의 템포를 빼앗았다.
특히 동료의 움직임을 보고 뒷공간과 발 앞으로 떨어트려 주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수비력까지 겸비하는 등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볼 다루기로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윤빛가람의 센스는 데뷔골로 이어졌다. 전반 16분 최효진이 스로인한 볼을 잡은 윤빛가람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순간적인 발재간으로 속임 동작을 보여준 뒤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했다. 골키퍼의 손에 맞은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 선제골이 됐다.
순간 조광래 감독은 포효하며 애제자 윤빛가람의 데뷔골을 기뻐했다. 윤빛가람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동료의 축하를 받았다.
윤빛가람은 후반 17분 기성용이 벤치로 물러난 뒤에는 경쟁자 백지훈(수원 삼성)과도 손색없는 호흡을 보여주며 나이지리아 수비진을 흔들었다.
첫 경기라 몇 차례의 패스가 호흡 불일치로 차단 당하기는 했지만 크게 원을 그리며 공간을 향해 파고들어가거나 2대1 패스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신예답지 않은 맹활약을 보여줬다.
풀타임을 소화한 윤빛가람은 향후 대표팀 중원의 세대교체 중심으로 우뚝 설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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