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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윤빛가람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만났다


허정무호에서 기성용(21, 셀틱)은 하나의 큰 기둥이었다. 날카로운 패스에 예리한 킥으로 세트피스의 전담 키커를 맡는 등 팔방미인 활약을 했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의 첫 골(그리스전 이정수 선제골에 어시스트)이 나왔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기성용은 월드컵 출전 직전 소속팀 셀틱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9경기 연속 벤치 신세를 지는 등 경기 감각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허정무 감독은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기성용을 꾸준히 기용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허무 축구'라 불리던 특성없는 축구의 구세주로 나선 것이 기성용이었고, 대표팀이 위기를 넘어 7연속 본선 진출을 이루는데 선봉에 선 것이 기성용이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새로 출범한 조광래호에서도 어김없이 환영을 받았다. 11일 나이지리아전에서도 그는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와 세트피스 키커로 활용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기성용은 잠재적인 경쟁자의 화려한 등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윤빛가람(20, 경남FC)이 눈부신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윤빛가람은 드리블을 거의 생략하고 동료의 발 앞에 원터치 패스로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동료에게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플레이는 볼을 자신이 소유한 뒤 공격을 전개하는 기성용과는 달랐다.

대표팀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을 털어낸 윤빛가람은 공간을 이용한 플레이를 하며 전반 16분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딱 한 차례, 수비수를 속이기 위한 드리블을 한 뒤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윤빛가람은 경남에서 공격 조율사 역할을 맡고 있다. 조광래식 토탈사커로 인해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공격 성향이 강하다. 세트피스에서도 기성용 못지않은 킥력을 과시하는 등 조광래 축구의 중심축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기록하고 있는 5골 4도움의 공격포인트 중 세트피스를 통해 이뤄진 것이 절반에 가까운 1골 3도움이나 된다. 특히 3도움은 모두 코너킥으로 만들어졌다.

조광래 감독은 4주 군사훈련으로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된 김정우(광주 상무)의 대체 요원으로 윤빛가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우 스타일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로 눈여겨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윤빛가람이 기성용과 포지션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축구협회 손종석 기술위원은 "성인대표팀에 첫 발탁된 선수치고는 너무나 대담했다"라며 윤빛가람을 칭찬한 뒤 "김정우보다는 기성용과 비슷한 성향의 선수다. 데뷔전에서는 김정우의 역할을 소화했다지만 향후 A매치에서 김정우가 합류해 수비력을 보여주면 공격적인 성향의 기성용과 윤빛가람이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기성용은 윤빛가람에 대해 "100점 이상의 경기를 했다. 앞으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우와 달리 수비적인 성향의 선수가 아니다"라는 분석으로 자신과 팀내 역할이 닮았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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