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를 지배하는 '거포' 이대호(롯데)는 유독 SK에게 약하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영업비밀(?)'이기에 김성근 SK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한 가지 귀띔은 했다. 바로 포수 박경완.
이대호는 19일 문학 SK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6-3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그 1안타는 0-1로 뒤지던 3회초 터뜨린 역전 2타점 적시타. 비록 1안타 활약에 그쳤지만, 이로 인해 이대호는 타점(114타점)과 최다안타(148안타) 부문에서 '내부경쟁자' 홍성흔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대호는 현재 타율 1위(3할6푼), 홈런 1위(39개), 타점 1위, 최다안타 1위, 장타율 1위(6할7푼2리)로 타격 5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2위에 올라있는 득점 부문도 1위 홍성흔(86점)과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홍성흔의 부상공백을 감안하면, 출루율 3위(4할3푼2리) 기록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 도루를 제외하고 타격 7관왕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모든 성적도 SK 앞에서는 초라해진다. 지난 17일~19일 문학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롯데지만 이대호는 이 기간 동안 13타수 2안타(1홈런)에 그쳤다. 물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쏠쏠한 안타와 홈런이었지만, 현 타율이나 타격 페이스를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시즌 전체를 봐도 이대호는 SK에게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6개구단에게 3~4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SK에게는 출전 12경기서 타율 1할7푼6리(51타수 9안타)로 부진하며 기형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약하다.
개별 상대투수 전적을 봐도 정대현(6타수 무안타), 이승호(4타수 무안타), 송은범(9타수 무안타), 글로버(3타수 무안타) 등 SK 주력 투수들에게 철저히 봉쇄당하고 있다. 그나마 에이스 김광현에게 7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체면을 차린 것이 위안거리일 정도다.
이런 점에 대해 김성근 감독에게 비결을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이 신통치 않다. 김 감독은 19일 경기 전 취재진에게 관련된 질문을 받았지만,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이대호는 원래 퍼올리는 스타일이라서 사이드암에 강하다"고 '정대현에 유난히 약하다'는 말에 반대로 답하며 화제를 돌렸고, 이후에도 좀처럼 비밀을 알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정대현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사이드암 투수의 유형 얘기를 꺼내며 화제를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은 한 마디를 툭 던지며 힌트를 줬다.
김 감독은 "결국은 박경완(포수)한테 지는 것이 아니겠느냐, 볼배합에... 본인 스스로도 뭔가 헤매고 있더라"고 짧게 영업비밀을 밝혔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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