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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조성환이 기억하는 '롯데의 위기'


이제 롯데의 4강 가능성은 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0-5로 완패했지만, 5위 KIA 역시 문학에서 SK에게 2-5로 패한 것. 그 결과 롯데의 4위 매직넘버는 '1'이 됐고, KIA로서는 잔여 7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롯데가 1승만 보태면 4강 탈락이 확정이다.

지난 주를 거치면서 로이스터 감독과 롯데 선수들, 구단 프런트는 모두 4강행을 자축하는 분위기가 됐다.

와중에 주장 조성환이 롯데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달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조성환은 '캡틴'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미소를 지었고,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속에 있던 이런저런 얘기들을 꺼내놓았다.

사실 팀의 최종목표가 '한국시리즈 우승'이고, 이에 '4강 진출'만으로 기쁨을 표현하기는 이르다는 게 조성환이 말하고 싶은 바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어려움 속에 4강 확정의 순간이 눈앞에 다가오게 되자 그 역시 기분좋은 속마음을 모두 숨길 수는 없었다.

특히 조성환은 올 시즌 두 차례 존재했던 롯데의 위기를 언급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가 생각하는 롯데의 위기는 조정훈의 수술로 인한 이탈과 홍성흔의 사구 결장이었다.

조성환은 "되돌아보면 위기도 많았다. 먼저 조정훈의 선발 이탈 때가 힘들었다. 그 때 사실상 우리 에이스가 없어진 게 아니었냐, 이후 (손)민한이 형도 못돌아왔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줘야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 다들 눈빛에 '에이스를 잃었다'는 느낌이 전해져와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때문에 조성환은 "그래서 (이)재곤이와 (김)수완이가 나와 잘 던져주는 걸 보니 수호천사같았다"고 마운드의 전력 공백을 너끈히 메워준 신예투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덧붙여 또 한 차례의 큰 위기도 언급했다. 바로 8월 15일 광주 KIA전서 윤석민의 공에 홍성흔이 왼손등을 맞은 이후였다. 그 당시 롯데는 KIA에게 2게임 차로 쫓기고 있었고, 바로 다음 주중 6연전(8월 17일~22일) 상대가 SK와 두산이었다. 주력타자의 부상 속에 맞게 된 첫 상대가 '천적' SK였으니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고 한다.

조성환은 "그 다음 위기가 (홍)성흔이가 다쳤을 때였다. 다음 상대가 SK와 두산이었고, KIA도 쫓아온 상황이었다. 그 때 문규현 등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특히 (김)수완이가 SK전 첫 날 (김)광현이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인천에서 정말 즐겁게 게임을 했고, 그 날 호텔에 가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나름 긴박하게 보내던 위기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당시 롯데가 SK-두산 6연전에서 6연승을 기록하며 KIA를 멀찌감치 떨쳐낸 후의 상황도 언급했다. 조성환은 "연승 후 선수들에게 한 마디만 했다. '진짜 정말 고맙다'고. 선배로서 더 할 말도 없었고 그 말밖에 할 게 없더라"고 덧붙였다.

치열하게 달려온 2010 시즌. 롯데는 이제 4강 확정까지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잇따른 사구로 개인적인 고생도 심했던 주장 조성환으로서는 '4강에 간다'는 기쁨보다 '4강에 못갈 뻔했던' 위기 순간의 기억이 더 생생한 듯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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