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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 '클락 방출' 이끈(?) 넥센 예비신인 고종욱


"김시진 감독님이 기대가 크다는 말씀을 꺼내시더군요. 특히 클락 방출이 저와 연관이 있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죠."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대학 합쳐 총 176명의 외야수 중에는 가장 높은 전체 19번으로 넥센의 부름(3라운드)을 받은 고종욱(한양대4. 우투좌타)은 지난 5일 8천만원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솔직히 팀 사정을 알고 있으니까 계약금을 많이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죠. 그런데 막상 하려고 보니 좀 섭섭하던걸요. 하지만 이내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걸 알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계약금을)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까지 듣고 나니 제가 더 죄송하던걸요."

타 구단의 같은 3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와는 많게는 2천만원의 차이를 보인 계약금 액수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았지만 고종욱은 소속팀이 된 구단 입장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도리라는 걸 깨달았다며 배시시 웃었다.

"나중에 잘해서 연봉 올려받으면 되죠. 그나저나 클락을 저 때문에 보냈다고 하는데 처음엔 제 귀를 의심했어요. 그냥 하시는 말씀이겠죠?(웃음)"

지난 7월 25일 넥센 히어로즈는 용병 외야수 클락(우투좌타)을 웨이버 공시한 뒤 SK와 두산에서 활약했던 좌완투수 니코스키를 영입했다. 2008년 한화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클락은 2할4푼6리(472타수 116안타) 홈런22개를 쳐낸 뒤 작년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지난해엔 타율 2할 9푼(486타수 141안타)으로 이택근(0.311), 이숭용(0.296)에 이어 팀내 타격 3위의 성적을 보였다. 올 시즌엔 외국인 타자로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인 92경기 출장, 2할6푼5리(347타수 92안타)의 타율에 그치며 결국 국내 무대를 떠났다.

클락이 맡았던 외야 주전 한 자리는 송지만을 필두로 유한준, 장기영, 강병식 등이 지켰다.

"방망이 만큼은 1군 무대에 곧바로 올려도 될 만큼 재능 있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또 이대형 버금가는 빠른 발로 팀 기동력에 크게 기여할 선수"라며 노춘섭 넥센 스카우트팀장은 고종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다 보니 김시진 감독은 타 구단에 비해 대학경기를 자주 접할 기회를 가졌고, 그 속에서 대학 최고의 대도(大盜)로 명성이 자자했던 고종욱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구단 스카우트 쪽에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고종욱을 주목했다는 것이 노춘섭 스카우트팀장의 전언.

"저를 염두에 두고 클락을 방출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을 느꼈어요. 적어도 1군에 올라갈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잖아요.(웃음)"

고종욱은 강진(2군 훈련장)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소박하면서도 현실적인 바람을 피력했다.

대학 4년 내내 3할5푼대의 타율을 유지한 고종욱은 내야 땅볼을 치고도 마음만 먹으면 간발의 차이로 1루를 '내 것'으로 만드는 빠른 발로 상대 투수를 항상 피곤하게 만들었다.

"돌이켜 보면 대학 4년 내내 열심히 했던 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다른 학교에 비해 우리 학교는 단체 훈련량이 적은 편이고 개인연습이 주를 이뤘거든요. 한다고는 했지만 솔직히 편하게 지냈죠.(웃음) 이제 제대로 한 번 해봐야죠."

솔직한 성격인 고종욱의 말대로라면 그는 아직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매 게임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스스로는 "야구 못해 큰 일"이라고 엄살을 부렸고 "노력형 선수가 가장 부럽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원망하곤 했다. 그리고 마침내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으며 마음가짐을 '진짜' 새롭게 고쳐먹어야겠노라 다짐했다.

대부분의 프로팀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전날까지도 지명대상 선수에 대해 야박한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부족함을 꼬집고 속내를 감춘다. 그러나 '우리 선수'로 확정이 된 이후엔 달라진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강조하며 제 능력 이상을 발휘해주길 소망한다. 열심히 하면 1군에 올려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도 열을 올리는 것이 다반사.

그런데 감독이 신인 선수에게 외국인 선수의 몫을 대신하라는 당부는 뭔가 다르다. 넥센이 고종욱에게 거는 기대치는 상상 그 이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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