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전을 모두 내주었을 때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두산 베어스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정규시즌 팀 순위 3위로 마쳤지만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 조직력이 그리 탄탄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 터라 포스트시즌을 맞는 불안감도 컸다.
팀의 '특급 마무리' 이용찬은 음주운전이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어려워 보였다.
특히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홈인 잠실구장에서 롯데에 내주면서 3선승제의 시리즈를 통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치가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팀의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과감한 라인업 변화와 부진한 중심타선의 '기 살리기' 등 관록의 지도력을 발휘하며 위기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김현수, 최준석, 김동주 등 중심타선이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과정에서 제 몫을 못 해줄 때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며 용기를 불어넣고 기다려주었다.
선발 주전 '안방마님'으로 생각한 양의지가 큰 무대에서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자 용덕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4차전에서는 정수빈을 9회 대타로 활용해 승부에 결정적이었던 '3점 홈런'을 이끌어냈다.
결과가 대역전 드라마로 화려하게 끝났기에 찬사로 정리되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 5경기는 김경문 감독이 겪은 과거의 어느 포스트시즌보다도 힘겨운 과정이었다.
팀의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사령탑으로서 김경문 감독은 앞으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라는 2개의 관문을 더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최근 수 년 동안 포스트시즌 막바지에 고배를 들며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김경문 감독이 2010시즌에는 포스트시즌 1단계인 준플레이오프부터 고행 끝에 하나의 달콤한 열매를 받아 들었다.
쓴 경험이 팀의 내공을 다지는 좋은 보약으로 될지, 7일부터 곧바로 이어지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위해 김경문 감독은 다시 깊은 수읽기에 들어갔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