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삼성)가 선발로서 최소한의 임무를 완수해냈으나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강판됐다.
배영수는 8일 대구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등판해 6회초 무사 1, 2루서 권혁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까지 5이닝(62구)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실점은 1점 뿐이었지만 구원등판한 권혁이 남겨뒀던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인시켜줘 배영수의 최종실점은 3점이 됐다.
배영수의 등판은 선동열 감독이 내린 의외의 선택. 선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선수들로 1, 2선발을 구성했다"며 1차전 차우찬에 이어 2차전 선발로 배영수를 낙점했다.
이는 김경문 두산 감독의 예상을 빗나간 선발 기용이다. 김 감독은 경기 직전 "1차전에 장원삼, 2차전에 차우찬이 나올 줄 알았다"며 "배영수에게 뭔가 좋은 변화가 있으니 올렸지 않았겠느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비록 팀 타선 불발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지만, 배영수는 독오른 두산의 화력을 그럭저럭 틀어막으면서 본인의 역할을 잘 소화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대 중반에 그쳤지만 90km대 커브까지 섞은 완급조절은 훌륭했다.
배영수는 초반의 위기를 잘 넘겼다. 우천중지 탓에 흐름이 끊겼지만 재개된 경기서 실점을 최소화하며 밸런스를 되찾은 것.
1회초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친 배영수는 2회초 경기가 우천 중지되며 흐름을 잃었다. 1사 후 김현수에게 공 3개를 던진 상황서 굵어진 빗줄기로 경기가 중단됐고, 덕아웃에 대기해야만 했다.
오후 6시 36분부터 52분까지 16분간 배영수는 빗방울이 잦아들기만을 기다렸고, 재개된 경기서 그는 김현수에게 곧바로 볼넷을 내줘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그는 이성열을 4-6-3 병살타로 솎아내 스스로 위기의 불씨를 껐다.
3회초에는 첫 실점했지만, 최소한의 실점으로 버텨냈다. 선두타자 손시헌과 양의지에게 볼넷과 좌전안타를 연속으로 내준 뒤 이원석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에 몰린 배영수는 정수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 안정감을 찾은 배영수는 4회초 삼자범퇴, 5회초에도 안타 한개 외에는 완벽한 피칭을 보이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다만, 강판 상황은 아쉬웠다. 6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번트안타, 오재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1, 2루로 몰린 것. 선동열 감독은 좌타자 이종욱 차례가 되자 좌완 권혁을 올리면서 배영수를 불러들였다.
비록 팀 화력침체로 0-1로 뒤진 상황에서 바통을 넘겼지만, 배영수는 이날 '2선발 요원'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웠다. 오히려 아쉬운 것은 권혁이 이후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김동주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내줘 배영수의 자책점과 함께 팀 실점을 올려 경기를 어렵게 만든 대목이었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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