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을 놓고 '야신'과 'SUN'이 대립하고 있다. 은퇴선수 양준혁의 덕아웃 출입 문제로 SK와 삼성 양 팀 사령탑 사이에서는 어색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논란이 발생됐다. 엔트리에 들지 못한 양준혁이 '덕아웃에 앉아있을 수 있느냐' 여부롤 놓고 벌어진 논란이다. 한 기자의 질문에 김성근 SK감독과 선동열 삼성 감독이 정반대의 의견을 말하면서 민감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도중 은퇴한 양준혁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 줄곧 삼성 덕아웃에서 선수단과 함께 했다. 두산의 경우, 베테랑 선수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이에 항의하지 않았고, 양준혁은 김경문 감독의 암묵적인 배려 속에 후배들과 동고동락할 수 있었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의 경우에는 '공은 공, 사는 사'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선동열 감독이 "김성근 감독님이 어떻게 하실지 궁금한데, 난 계속 벤치에 놔둬 어드바이스를 하게 해줄 생각"이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KBO가 처리해줘야 한다.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결국 김성근 감독의 요청대로 KBO는 규정을 지켜 양준혁의 덕아웃 합류를 제재할 방침이다. 15일 1차전 직전 룰미팅을 통해 공식적으로 삼성 측에 알리기로 했다.
그렇다면 왜 김성근 감독은 아끼는 제자 양준혁의 덕아웃 합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까. 두말 할 필요없이 바로 '양준혁'이기 때문이다.
은퇴식을 하긴 했지만 양준혁은 사실 현역 선수나 다름없다. 올 시즌 들어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그는 현역 후배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하며 언제든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비록 SK와의 은퇴경기에서 김광현의 전력투구에 무안타로 돌아서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그는 여전히 타팀에서 보기에는 분명 위협적인 선수였다.
그런 그가 덕아웃에 앉아 후배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해준다는 것은 SK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프로야구의 전설로 인정받는 양준혁은 선구안에 관해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다 4사구(1천380개) 기록 역시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다. 매서운 눈썰미로 SK 투수들을 파악하고 후배들에게 공략법을 전달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김성근 감독에게 은퇴한 노장 선수가 아니라 한국최고의 전력분석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어떻게 하든지 간에 우리 팀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이겨야 한다"고까지 언급하며 한국시리즈 제패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만큼 한치의 불리함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셈이다. '야신'의 승부욕은 철저하며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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