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감독은 상대팀이 거둘 승수를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손가락 2개를 펴들었다. 4승 2패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예상한 것이다.
지난 14일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서 푹 휴식을 취한 '비룡군단' 김성근 감독이 7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달리 선 감독은 '6차전 종지부'를 선언했다.
두산의 끈기에 지옥같은 플레이오프를 겪고 천신만고 끝에 올라온 과정을 생각하면 예상 외의 자신감이다. 롯데와의 치열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두산을 상대로는 5차전까지로 예상했던 선 감독이지만, 오히려 이번 SK와 한국시리즈에는 더욱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선 감독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돌아온 오승환이다. 부상과 재활에 이은 컨디션 회복이 더뎌 플레이오프에 합류시키지 못한 삼성의 주전 클로저 오승환이 드디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했다. 아직까지 100%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선동열 감독은 그의 합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선 감독은 "몸상태만 보고받았고, 직접 던지는 것을 확인해야겠지만, 기대가 된다"며 "가장 구위가 좋은 안지만과 함께 더블스토퍼로 활용할 것"이라고 오승환의 복귀를 언급했다.
선동열 감독은 2009 시즌 후반 어깨 근육 파열로 오승환이 재활에 돌입한 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승환만 있으면 8회까지만 걱정하면 되는데..."라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였다.
물론 올 시즌 다른 계투진들의 분투로 오승환이 복귀 후 상태가 좋지않아 다시 빠졌음에도 그의 공백으로 인한 불펜 전력의 약화는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무너진 계투진을 감안하면, 오승환의 합류는 현 상황에서 삼성에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주전 클로저의 공백으로 인한 경기 운영의 어려움은 두산이 뼈저리게 겪은 바 있다. 이용찬의 합류 무산으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고, 정재훈, 고창성, 임태훈, 왈론드는 그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연일 마운드에 오르며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힘겹게 승자가 됐지만 두산에 이용찬이 있었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현재 삼성은 체력적인 열세에도 경기감각과 자신감 고양으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비록 두산과 처절한 다섯 경기를 치르면서 투수들이 지치긴 했지만 '지옥 PO'를 통해 선수들의 실전감각이 크게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해 박한이 등 주전선수들은 오히려 너무 쉰 SK가 불리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와중에 지친 불펜진에 청량제가 될 오승환의 합류는 선동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오승환이 예전의 구위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야신'과 SK 타선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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