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선동열 삼성 감독이 모험수를 뒀지만 실패로 끝났다. 철벽계투진의 재가동을 위한 필수요소 권혁, 오승환의 투입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선동열 감독은 15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3-2로 역전 리드한 5회말 플레이오프서 부진했던 권혁과 부상 복귀한 오승환을 잇달아 구원 투입하면서 위기상황 진화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삼성은 선발 레딩이 4회말까지 힘겹게나마 2실점으로 버텨주면서 희망을 이어갔고, 5회초 타선이 끈질기게 물고늘어져 SK 선발 김광현으로부터 3점을 몰아내면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 결과 김광현은 정우람과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문제는 5회말 선동열 감독이 야심차게 투입한 권혁, 오승환이 SK의 반격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
5회말 레딩이 선두타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주자 선동열 감독은 좌타자 박재상 타석 때 곧바로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1회부터 불안했던 레딩의 위기자초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권혁은 제구난조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무사 1, 2루가 되자 선 감독은 다시 권오준으로 긴급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권오준은 박정권을 우익수 뜬공, 이호준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막는 듯 했지만 최정에게 내야안타를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선 감독은 또 한 번 강수를 구사했다. 한국시리즈에 맞춰 엔트리에 올린 오승환을 '긴급소방수'로 투입한 것이다. 안지만과 함께 더블스토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던 당초 기용법과는 달랐지만, 구원왕으로 군림하며 숱한 위기를 넘겨왔던 오승환을 위기서 과감히 기용해본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대타로 나선 박재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뒤 곧바로 김재현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순식간에 3-5로 재역전되면서 선 감독은 부랴부랴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권혁과 오승환의 이른 등판은 선 감독의 모험수였다. 이들이 예전의 구위를 되찾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 SK를 제압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기대 속에서 간떨리는 실전점검을 해본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오프 때 부진했던 권혁과 드디어 복귀한 오승환은 둘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쓸쓸히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선 감독으로서는 1차전 승패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중용해야 할 권혁, 오승환의 구위가 좋지 않은 것을 확인하면서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말았다.
조이뉴스24 문학=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