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두산)이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더 이상 팀에 피해를 줄 수 없다고 두 주먹을 불끈 거머쥐었다. 워낙 재활의지가 강력해 트레이너가 "천천히 생각하라"고 만류할 정도다.
팔꿈치 통증 탓에 시즌 초반 전력 이탈했던 이재우는 지난 8월 미국 LA 조브센터의 감바델라 박사에게 오른팔꿈치 내측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재활에 몰두하면서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재우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낙점받아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여겨졌지만, 4월 10일 잠실 LG전에서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1회 아웃카운트 두 개만 잡고 내려왔다. 이후 통증 완화를 위해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차도가 없어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았다.
27일 잠실구장내 웨이트장에서 만난 이재우의 표정은 다부졌다. 끊임없이 오른손을 쥐었다 펴면서 팔꿈치 상태를 점검했다. 오른팔의 근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웨이트트레이닝도 멈추지 않았다.
운동이 끝난 후 이재우는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의지를 드러냈다. 빨리 팀 전력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조바심까지 느껴질 정도로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이재우는 "열심히 (재활을) 잘 해내면 내년 6월에는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구체적인 복귀시점까지 언급했다.
실제로 이재우가 6월경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할 경우 정상적인 재활 과정을 거쳐 재발 없이 완벽한 몸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보통 2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이재우의 내년 6월 복귀 바람은 트레이너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두산 강흠덕 부장은 이재우의 말을 듣는 순간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 천천히 마음을 먹어라. 절대 안된다"고 빠른 재기 의욕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우는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 복귀하고픈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술을 받은 직후에는 조바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부분이 아니다"고 못박으며 "6월에 복귀하지 못하면 내가 열심히 재활을 안한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긴장 속에 몰아넣었다.
현재 이재우는 투구훈련을 제외하고는 모든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두산 측은 완벽한 팔근력을 되찾기 전까지 이재우에게 투구는 금지시킬 계획. 오히려 이재우의 불타는 의욕이 자칫 부상 재발을 불러올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정도다.
올 시즌 이재우는 팀의 힘겨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후배들의 분투를 보면서 선배로서 책임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고, 수술받은 팔꿈치가 완전히 아물면서 곧바로 재활에 최선을 다해왔다. 올 겨울 이재우는 독기로 똘똘 뭉쳤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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